불행하기 짝이 없는 하층민들은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병고에 시달렸으며, 이미 약해질 대로 약해져 있었으므로 그들을 힘없는 노예 상태로 휘어잡고 있는 권력에 대항해서 봉기를 일으킨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곧 중하위 계층은 혁명의 잠재적 주체가 되기 어려웠다.
혁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때때로 군중이 필요하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진실이다. 하지만 군중이란 마치 오페라의 합창단처럼 혁명에서 부수적인 역할을 할 뿐이다. 예닐곱 세대에 걸쳐 입에 풀칠도 못하는 사태가 생기지않는다면 어느 누가 감히 잘 훈련되고 잘 먹어 근력도 좋은경찰이나 군인을 향해 돌진하는 위험을 감수하겠는가? 따라서 모든 혁명의 지도자들은 그 사회의 상류층에 속하는 사람들이었다. 재정적인 안정과 몇 세대에 걸친 우월감이 그들 내부에 독립과 저항의 정신을 키워주었다. 이들은 바로 그 정신에 힘입어 권력자들의 기관총에 맞섰을 때 필연적으로 감내해야 하는 위험들을 기꺼이 수용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