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생물학적 계급으로 쪼개지는 즉시 자유주의 이념의 근간이 파괴될 것이다. 자유주의는 사회경제적 격차와 공존할 수 있다. 오히려 자유주의는 평등보다 자유를 우선시하므로 그런 차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자유주의의 기본전제는 모든 인간이 평등한 가치와 권한을 가진다는 것이다. 자유주의 관점에서 보면, 한 사람은 풍요로운 성에 사는 억만장자인 반면 또 다른 사람은 초가집에 사는 가난한 농부인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유주의에 따르면 농부의 특별한 경험은 억만장자의 경험만큼이나 가치 있기 때문이다. 자유주의 작가들이 가난한 농부들의 경험을 담은 장편소설을 쓰고, 심지어 억만장자들이 그런 책을 열정적으로 읽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