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 최순우의 한국미 산책, 개정판
최순우 지음 / 학고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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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로 돌의 미학을 논한 선비나 돌의 아름다움을 읊고 그림 그린 문인 묵객은 수없이 많았다. 그러나 이 조선 자수병풍에서처럼 정원 괴석의 늠름한 면목을 이렇게 순정적으로 바라보고 또 이것을 멋진 조형미술의 높이에 끌어 올린 작품은 그리 흔하지 않다. .
 사람들은 사나이의 마음을 이러한 돌의 마음에 비기기도 하고 또 진실로 돌의 마음을 이해해야 돌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고도 말한다. 선비들은 묵묵히 이린 돌들을 기르고, 돌에서 배우고 또 돌과 조석으로 소리없는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돌을 사랑하고 돌을 외경하게 되고 드디어는 돌 앞에 절을 하게까지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돌의 아름다움은 세파에 항상 초연해서 미동도 않는 자세, 그리고 묵묵부답하는 적미의 경지에 있다고 할까. 이 높고 깊은 돌의 마음에 접근하는 길, 그리고 동양적 심미의 마루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돌의 미학을 조선의 부덕은 아마 능히 체험하고도 남음이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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