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렸을 때만해도 학교 갔다 와서 하루 종일 밖에서 뛰어 놀고 학교 안 가는 날이면 아침부터 나가서 배가 고파야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 명의 친구들과 여기로 저기로 뛰어 다니면서 놀이터에서 놀기도 하고 숲에서 꽃으로 반지와 목걸이를 만들어 놀기도 하고 돌멩이와 풀로 소꿉놀이도 하면서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제 아이는 이 책 <놀기 딱 좋은 날>이 도착하자마자 책 제목이 너무 좋다고 엄마보다 먼저 읽고 싶다고 하면서 저보다 먼저 읽기 시작했습니다.
<놀기 딱 좋은 날>이 얼마나 재밌는지 저녁때가 되어 밥을 먹자고 하는데도 꼼짝하지 않고 이 책 <놀기 딱 좋은 날>을 읽고 있습니다.
밥을 엄청 좋아하는 아이가 밥을 마다하고 책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에 저 또한 <놀기 딱 좋은 날>이 무지 궁금해져서 아이가 얼른 읽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아이가 책을 놓자마자 무슨 내용이냐고 물으니 ‘나처럼 핸드폰을 무척 좋아하는 노리가 특이한 친구들을 만나면서 핸드폰보다 더 재미있는 놀이를 찾는 얘기’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나도 놀이터에서 놀 수 있으면 친구들하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고 싶어.”하면서 얘기를 하는데 왠지 아이의 얼굴이 슬퍼보였습니다.
오빠들이 막내 나이였을 때에는 밥을 먹을 때가 되어도 들어오지 않아 여기 저기 전화해서 아들들 찾기 바쁜 날도 많았는데,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놀이터는 고사하고 학교도 제대로 가지 못하는 딸아이를 보면 참 마음이 아픕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웃고, 떠들고, 장난치고, 밥 먹고, 운동장에서 신나게 뛰어 놀기도 해야 하는 나이인데, 친구들과 선생님을 하루에 고작 삼십분 동안 컴퓨터 모니터로 만나는 게 다이니 사회성은 고사하고 일상생활의 기쁨을 잊고 살게 될까봐 안타까울 뿐입니다.
밖을 나가지 못하는 아이들은 더욱더 핸드폰이나 컴퓨터로 많은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지금도 저희 아이는 책을 놓자마자 밥을 먹고 바로 스마트폰을 집어 듭니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내려놓으면 더 많은 것들이 보이겠지만 밖으로 나가서 뛰어 놀지 못하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내려놓으라고 하기가 참 미안한 마음이 들어 잠시만 제 마음을 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