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몸과 타인들의 파티
카먼 마리아 마차도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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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억압일상과 일상 안에 도사리고 있는 불온한 감각들평온 해 보이지만 목을 옥죄는 것 같은 어떤 순간들을 날카롭게 그려내고 있을 이 책의 다른 단편들이 궁금하다.

- 한줄평, 기대평



그녀의 몸과 타인들의 파티미국의 젊은 작가 카먼 마리아 마차도가 여성의 몸과 욕망을 독창적인 목소리로 이야기한 소설집이라고 한다

상징적인 제목에서 짐작해볼 수 있듯이 여성의 몸이 타인들에 의해 어떻게 도구화되고 해체되는지, 얼마나 가볍게 욕망의 배출구로 전락하는지 보여주는 작품집인 것 같다

문학동네 프리뷰어 이벤트를 통해 단편집에 실린 작품 중 예쁜이수술이라는 단편을 읽어봤다

이 단편은 처음 시작할 때 소리 내어 읽는다면 다음과 같은 목소리로 읽는다.’며 각 인물의 목소리를 먼저 설명한다괄호 처리 되어 있는 이 부분의 마지막을 살펴보면 그 외 여자들 : 나의 목소리와 호환 가능. 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것이 매우 상징적이다. 이 단편에 드러나는 담담하여 더욱 섬뜩하게 느껴지는 목소리는, 기실 한 여성의 것이 아니라 이 시대를 함께 통과 해 나가는 다수의 여성들의 목소리로 느껴진다

얼핏 안온하고 평온해 보이는 상태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억압 받고 쉽사리 훼손되고 마는 세계를 엿보며 우리는 설명할 수 없는 격렬하고 기이한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

이 단편 안에는 또 다른 여자들의 이야기가 겹겹이 겹쳐져 있는데, 돌이킬 수 없이 망가졌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휘발되어 버리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같이 읽다 보면 편편이 드러나는 악의와 혐오를 건져낼 수 있다

괄호로 처리된 부분에서 반복적으로 삽입된 (만약 이 이야기를 소리 내어 읽고 있다면)이라는 형식적 장치 또한 매력적인데, 읽으면서 순간적으로 턱 숨이 막히는 경험을 하게 한다.

욕망과 억압, 일상과 일상 안에 도사리고 있는 불온한 감각들, 평온 해 보이지만 목을 옥죄는 것 같은 어떤 순간들을 날카롭게 그려내고 있을 이 책의 다른 단편들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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