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람의 집 - 조선 최고 지식인.권력자 11인의 집과 사람 이야기 사람을 향한 인문학
박광희 지음 / 가치창조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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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람들이 살고 간 집들에는 무엇이 담겨있고 어떤 것들이 존재했을까?

이 책은 조선 최고 지식인과 권력자 11인의 집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11인의 선현들의 집안 곳곳과 주변을 칼라로 된 사진으로 선명하게 보여주고 그들의 발자취를 알 수 있게 잘 표현해 준책이다.

 

아파트 생활을 하며 계약기간 혹은 시세에 따라 이 곳 저 곳을 이사 다니며 생활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과는 조금은 먼 이야기...

내가 어릴 적은 고향이라는 곳이 존재했고 때가 되면 그 곳을 찾아가곤 했는데 지금의 우리아이들에게 고향이라는 곳이 존재할까?

옛 어른들은 타지에서 생활하다가도 나이가 들면 고향으로 돌아가 편안하게 삶을 마무리 짓고자 했었는데 지금 우리에겐 그런 고향이 사라진지 오래인 것 같다.

 

집은 사람이 머무는 곳이다. 웃음소리가 있고 울음소리가 있고 따뜻함이, 소란스러움이 묻어 있어 우리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편안함을 주는 우리의 집은 그 속에서 산 사람의 삶의 철학과 원형질이 그대로 녹아 있는 공간이다.

자신이 살았던 집들에 이름을 지어 현판을 내 걸고 주인과 문향을 나누며 교유하던 당대의 재사들이 편액을 써 집 안에 내 걸은 것을 보면 선현들이 집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다. 소소한 것 하나에도 의미를 두는 옛 선현들에게는 ‘집은 더 없이 소중하고 아낄 수밖에 없었던 곳이 아니었을까?’ 하고 나는 이 책을 읽고 느끼게 되었다.

 

집에 대한 각별함이 묻어 있는 것을 예를 들자면

정약용의 여유당과 다산초당, 고봉 기대승의 애일당이다.

18년간 유배 생활을 끝내고 그가 태어나고 유년기를 보낸 고향인 경기도 광주의 마현으로 돌아간 정약용은

자신의 고옥을, 노자의 “여는 차가운 겨울 냇물을 건너는 듯 하고, 유는 사방을 두려워하는 듯하다.”는 경구를 따 ‘여유당’이라 명명 자호하고 마지막 저술에 몰두하다 생을 마감한다. (p76)

 

퇴계 이황과 8년간 지속된 ‘사단칠정’논쟁의 주인공 고봉 기대승의 체취가 담긴 애일당은

‘애일당’이란 말은 글자 뜻 그대로 ‘오늘을 아끼고 사랑하라’는 말로 이 역시 고봉의 핵심 가르침이 그대로 녹아든 것이라 할 수 있다. (p103)

 

이렇듯 이 책은 선현들의 철학과 마음을 살아온 집에서 찾을 수 있음을 알려주고 그들이 살았던 지역의 형세나 선현들의 집을 찾아갈 수 있는 길도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선현들의 중심으로 당대의 현황들에 대해서도 틈틈이 알려주어 역사적인 사실까지 알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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