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 - 요양원을 탈출한 엄마와 K-장녀의 우당탕 간병 분투기
유미 지음 / 샘터사 / 202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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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내 나이 30살. 우리 부모님은 56세와 59세를 맞이하셨다. 60을 바라보는 나이이다. 노화, 질병, 암, 치매 등등. 나와는 아직 먼 일이란 생각을 하고 지냈던것 같다. 들려오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직장 내에서의 안타까운 이야기들. 함께 슬퍼하고 회복을 빌며 마음을 공유했지만 결국 남의 이야기였다. 그렇게 생각 해왔던 것 같다. 현실적으로 묘사된 간병분투기를 읽으며 '간병'이라는 단어가 나에게 정말 멀리 있는 단어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언젠가 내 이야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삶의 끝을 생각하고 마지막을 기다릴때 겪을 수 있는 현실적인 일들을 책에선 작가님의 시점에서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외면하고 싶었다.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책을 읽기 전엔, 깊은 생각 없이 부모님의 노화를 받아 드렸었는데, 어쩌면 무심하게 지나쳤었는데. 멀지 않을 미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듯 들었다. 우리는 사람이니 언젠간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그 시기가 늦어지길 바라고, 살아가는 동안 행복해지길 바랄뿐이다. 책은 나에게 무수히 많은 질문들을 남겨주었다. 정말 이 상황들이 최선일까. 나였으면 어땠을까.



어린 시절의 우리 엄마는 무서운 분이셨다. 딸들의 훈육을 담당하셨고 딸들의 버릇없는 행동을 끔찍이도 싫어하셨다. 그랬던 엄마인데, 며칠전 본가에 내려가서 뵌 우리 엄만 너무도 작아보였다. 움츠러든 어깨며, 원래도 작으신 분이셨는데 더 작아지신 것 같다. 어릴때라면 내가 좀 더 컸나보다~ 했을텐데 30을 넘어선 내가 키가 컸을리는 없다. 우리 아빠는 듬직한 분이셨다. 장애물이 있더라도 아빠!!!!를 외치면 어떤 일이든 해결이 되었다. 우리 집의 해결사시다. 얼마 전에 뵌 우리 아빠의 머리는 희었다. 아빠 염색시켜 드려야겠당~ 하고 하하호호 웃었는데 씁쓸했다. 아빠는 이제 검은 머리보다 흰머리가 더 많아 보였다.



책의 매 페이지의 위, 새가 날고 있다. 모든 페이지에 새가 있다. 어디로 가는 걸까. 마지막엔 원하던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로 페이지를 한장씩 넘겼다. 조금씩 날아가는 새에게 그래, 앞으로 나아가렴. 하고 응원했다. 그 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목표한 바를 이뤘으면 좋겠다. 의지를 가지고 주체성을 가지고 나아가는 새처럼 그렇게 나도 우리 부모님도 살아갈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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