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랄라랜드

나는 랄라랜드로 간다 -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ㅣ 푸른도서관 54
김영리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1월

제 10회 푸른 문학상 수상작 이라는 표지의 문구에 끌리어 만나게 된 <나는 랄라랜드로 간다>
아동청소년문학에 관한 좋은 책을 많이 출간하고 있는 출판사 ‘푸른책들’이 아동청소년문학의 미래를 열어 갈 참신하고 개성적인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한 ‘푸른문학상’ 공모가 벌써 10회를 맞이했나 보다.

책제목에서 느껴지는 랄라랜드는... 왠지.. 룰루랄라 노래가 흥얼대어지는 즐거운. 곳일거라는 연상이 된다.
그곳은 어떤 곳일까? 궁금해 하며 책을 펼쳐본다.

이책안에는 다소 생소한 병이 소개가 된다. 바로 주인공 안용하가 앓고 있는 기면증이 바로 그것이다.

열일곱살 용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언제 어디서건 잠들어 버리는 ‘기면증’을 앓고 있다.
이런 용하에게 인생은..... 참 고달프다. 이 병때문이 아니더라도 그의 청춘은 참.. 버거워 보인다.

빚보증 때문에 가족은 여기저기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하는 지경에 이르고 그 바람에 이젠 함께 있는 것이 어색해져 버린 가족,
아마도 알게 모르게 우리 주변에 이런 가족들의 모습은 IMF라는 경제 난국을 당하며, 많아진것 같다. 그래서 남일 같지 않다.

경제적 파산이 한가족에게 미치는 엄청난 힘이 참으로 서글프기도 하다. 하지만, 묘하게도, <나는 랄라랜드로 간다>에서는 그닥 암울하지도 슬프지도 않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무 데서나 쓰러져 잠이 들어 버리는 용하에게는 여기 저기, 잠을 부르는 스트레스들이 잔재해 있지만, 나름 건강하게 풀고 있기 때문일것이다.

이책이 주는 재미는 이런 독특한 캐릭터의 주인공이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갈지... 궁금하기도 하고,
용하외에도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하여 슬프지만은 않은것 같다. 뭔가 묘한 느낌의 나은새라는 이상한 소녀와 마주칠 때마다 생기는 사건 사고도 그렇다.

이야기의 전개는 용하의 유일한 돌파구 비밀노트에 넑두리 하듯 풀어내는 내용으로 스토리가 전개 된다.

청소년기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지칭하는 말 질풍노도의 시기, 강한 바람이나 성난 파도와 같은 이 시기에 자신만의 랄라랜드를 꼭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작가 김영리 님의 글에 동감한다.

그속에서 랄라랜드는 주인공 용하의 도피처이며, 안식처이기도 하고,  꿈과 현실 사이에 오고 가는 가상공간으로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이상한 나라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소, 암담하고 우울한 용하의 이야기에도 답답하지 않고, 우울하지도 않을 수 있었던건... 아마도 나만의 랄라랜드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되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속에는 ‘삶은 계속되고, 어려움속에서도 청춘은 찬란하다' 이야기 하는듯 하다.
절망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청소년들의 힘 앞에서 안도하고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