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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고양이 이야기 ㅣ 생각하는 숲 12
T. S. 엘리엇 지음, 악셀 셰플러 그림, 이주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7월
평점 :

장난기 가득한 고양이들의 모습이 시선을 끌었을까?
아님 글을 쓴 작가 T.S 엘리엇이라는 작가 이름에 맘이 꽂혔을까?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구절로 더 유명한 시인이자 극작가, 문학 평론가인 T. S. 엘리엇은 20세기 영미 문학가 중 가장 위대한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거장이다.
T. S. 엘리엇은 편지를 쓸때마다 고양이에 대한 시를 한 편씩 써서 함께 보내 주었다고 한다.
‘주머니쥐 할아버지’는 T. S. 엘리엇 자신을 가리키는 별명이며, 1939년 엘리엇은 이 시들을 모으고, 직접 표지 그림을 그려 동시집을 출간했다.
[주머니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고양이 이야기]는 엘리엇이 어린이를 위해 쓴 유일한 책인 셈이다.
1965년 세상을 떠난 그의 작품은 아직도 우리의 가슴속에 감동으로 남는다.
그의 작품 [주머니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고양이 이야기]를 만나면서, 뮤지컬 캣츠가 자꾸 연상된다.. 했더니, 그게 다 이유가 있었다.
'외로운 고양이 그리자벨라'에 대한 짧은 여덟줄의 시에서 영감을 얻어 뮤지컬곡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캐츠]는 주머니쥐 할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지만, 동시에 전혀 다른 이야기 이기도 하다.
하지만, 책을 읽어 내려가며 나혼자 그려지는 써지는 뮤지컬 한편은 어쩔수가 없는듯하다.
보잘것 없던 고양이들의 삶에 특별하고 개성이 넘치는 인물로, 주인공으로 변신시켜 놓은 엘리엇의 능력은 참으로 놀랍고 놀랍다.
그것도 시라는 형식을 이용해서 말이다.
하루 종일 따뜻한 햇볕 아래 누워만 있다가 밤이면 사람들 몰래 쥐와 바퀴벌레들을 교육시키며 집안 살림을 정돈하는 ‘껌딱지 고양이 별별무늬 제니’,
화려했던 연극배우 시절을 잊지 못해 늙고 볼품없어진 지금도 극장을 떠나지 않는 극장 문지기 고양이 ‘거스’,
열린 창문으로 고깃덩어리를 훔치는 2인조 도둑 ‘문고제리’와 ‘룸펠티저’, 그들을 뒤에서 조종하며 범죄 현장에 절대로 흔적을 남기지 않는 진짜 악당 ‘마카비티’,
달이 둥실 떠오르면 달빛 속에서 무도회를 벌이는 ‘젤리클 고양이’들!
작가 엘리엇은 고양이들의 생김새와 습관, 행동거지를 자세히 관찰하고, 살폈나보다. 거기에 자신만의 풍부한 상상력을 더해 독특한 이름을 가진 사랑스러운 고양이 주인공들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왠지 고양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모습이기도 한것 같은 착각, 뭔가 비밀스럽고,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T.S. 엘리엇의 [주머니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고양이 이야기]
이제, 길거리를 지나가는 도둑고양이를 보아도 으르렁 호랑이-악당 고양이가 생각날 듯하다.
재미있고, 친숙한 삽화와 더해져, 고양이들만의 세상, 새롭게 만난것 같아, 즐거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