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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시간과 비례하지 않는다 - 니큐 의사 스텔라가 기록한 아기를 가슴에 묻는 사람들
스텔라 황 지음 / 그래도봄 / 2023년 10월
평점 :
특정 환경에 처하면 그 특정 환경과 관련된 사람이 모이기 마련이다. 병원에 가면 왜 그렇게도 아픈 사람이 많은지... 공원에 가면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 뿐인데 말이다.
나도 신생아중환자실과 한때 인연이 있었다. 다시 떠오리면 아픔이다. 여전히 신생아중환자실이란 단추를 누르면 그때 그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런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온몸과 온마음을 다해 아가들을 돌보는 의사 스텔라 황이 겪은 니큐에서의 이야기들을 엮은 책이 <사랑은 시간과 비례하지 않는다>이다.
제목을 듣는 순간.. 전율이 느껴졌다. 의사들은 극한 상황이 되면 환자의 보호자에게 가장 안 좋은 결말도 같이 이야기 해준다.
내 경우도 그랬었다. 뱃속에서부터 내 아기에게는 알지 못하는 혹이 엉덩이쪽에 붙어 있었다. 지방에서는 출산을 하더라도 그 다음의 일을 진행시키지 못하는 의료환경이라 서울의 3대 병원중 하나로 전원해야만 했었다. 그래서 간 곳이 삼성서울병원이었고 그곳에서 출산을 하고 출산 다음날 내 아가는 차디찬 수술대위에 꼬박 24시간만에 오를 수 밖에 없었다. 그때 의사들은 아이의 혹이 척추 끝에 붙어 있어 걷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도 나의 아기는 뱃속에서 36주를 꽉 채웠고 수술도 잘 이겨내어 지금은 아주 잘 성장하여 학교에서 술래잡기 하며 뛰어다니고 클라이밍도 할 줄 아는 그런 아이로 성장하였다.
이런 시간을 누리는 것은 나에겐 정말 기적이다. 그러기에 니큐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그 절절함과 애절함이 뼛속까지 저며들어 눈물이 마르지가 않았다. 비록 먼저 아가들을 하늘로 보낸 그 부모들의 마음을 미처 다 헤아리진 못하겠지만 살아 숨쉬고 있는 이유를 찾아 잘 살아내기를 기도한다.
너무 슬픈 이야기들이었지만 그 안에서도 분명 어떤 이유들을 각자가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