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평전
안도현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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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백석 시전집 처음읽고 별희안하게 좋아 열댓편 외우고 다니며 술먹던 때가 생각난다. 산지 여우난골족 통영 박각시오는저녁 호박꽃초롱 나와나타샤와.. 그럴때마다 동경유학생에 모던뽀이에다 북방시인이며 양치기에다 시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인 백석은 그의 시만큼 신비롭고 아련하여 '어느메 촌 중의 새악시' 가슴만큼이나 궁금했엇는데, 드뎌 해갈되엇다. 읽는 내내 백석이 옆에 잇는것 같고 친구같고 그와 술마시고 소리치고 노래하는 것 같은 느낌이엇다. 한 사람에게 완전히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평전을 쓸 수 없겟다. 안도현 스스로 말했다. 30년동안 짝사랑해왔다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노래로 듣는게 이다지 좋을 수있는지 몰랏다.
요새 어울리는 시한편...

박각시 오는 저녁

당콩밥에 가지 냉국의 저녁을 먹고 나서
바가지꽃 하이얀 지붕에 박각시 주락시 붕붕 날아 오면
집은 안팎 문을 횅 하니 열젖기고
인간들은 모두 뒷등성으로 올라 멍석자리를 하고
바람을 쐬이는데
풀밭에는 어느새 하이얀 대림질감들이 한불 널리고 돌우래며 팟중이 산옆이 들썩하니 울어댄다
이리하여 하늘에 별이 잔콩 마당 같고
강낭밭에 이슬이 비 오듯 하는 밤이 된다

박각시: 박각시 나방
주락시: 주락시 나방
돌우래: 땅강아지
팟중이: 메뚜기의 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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