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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의 구조 ㅣ 가라타니 고진 컬렉션 10
가라타니 고진 지음, 조영일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요새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 <세계사의 구조/ 가라타니 고진>
10년 전 들뢰즈의 <천개의 고원>에서 받은 강렬한 느낌이 다시 온다.
스케일이 엄청나고, 시각도 매우 흥미롭다. 90년대 후 사회과학에서 논의 되던 쟁점을 거의 다 망라하고 정리하는 느낌. 이렇게 말끔하고 명료하게 역사와 논점을 정리하는 책은 맑스의 <독일이데올로기>이후로는 처음인듯. 아닌게 아니라 이 책의 주요 논지가 바로 맑스의 사회구성체론을 비판, 보완하는 것이기도 하다. 고진은 맑스의 생산양식이 아니라 교환양식의 관점으로 사회구성체의 역사를 다시 쓴다. 전자의 하부구조(봉건제, 자본제 등)대 상부구조(국가, 지배관념 등)의 개념으로는 사회주의 역사의 실패와 최근의 글로벌자본주의를 설명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라고.. 사회주의 혁명으로 자본을 폐지하여 사회주의국가가 된 러시아나 중국이 도리어 자본주의보다 더한 자본주의국가가 된 것을 맑스의 상부구조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고진은 국가는 자본의 상부구조가 아니라 서로 다른 교환양식을 가진 체계라는 것이다. 전자는 교환양식B(약탈-재분배), 후자는 교환양식C(상품교환). 그리하여 역사는 맑스의 원시공산제-노예제-봉건제-자본제가 아니라 교환양식A(부족사회의 증여-답례)-교환양식B(국가, 제국의 약탈-재분배)-교환양식C(상품교환)가 지배적인 사회로 재구성된다. 근대에 이르러 현재까지 이 세가지 교환양식의 상부구조를 이루는 것이 각각 민족(네이션), 국가, 자본이 되며 헤겔이 말한바 이 세가지가 삼위일체 혹은 대립과 통일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자본주의 이후는... 바로 교환양식D(X)가 지배적인 사회인데, 여기서 X는 이제까지 사회주의, 코뮨주의, 협동주의 등등으로 불리고 지향해 왔던 사회인데, 뭐라 부르든 그것은 교환양식A(증여-답례)가 고차원으로 회복된 사회를 의미한다.
이리하여 이 책은 교환양식A에서 시작하여 교환양식D에 이르는 장대한 세계사를 펼쳐보여주며 맑스의 원시공산제에서 시작하여 코뮨니즘에 이르는 역사를 고차원에서 회복하려한다.
이책의 읽을꺼리들...
원시사회의 증여-답례에 대한 재해석
이동사회-정주사회의 차이에 대한 재해석
국가의 기원, 관료제의 탄생
이오니아의 이소노미아(무지배)와 아테네의 데모크라시(민주주의)의 차이
세계제국(중국, 몽골, 이슬람 등), 세계종교(기독, 불교, 이슬람), 세계언어(한자, 라틴어), 세계화폐의 연관성
교환양식A의 회복운동으로서의 보편종교, 예언자(붓다. 예수. 공자 등), 천년왕국(에덴. 정토. 미륵 등)
마르크스의 국가론
교환양식C에 의해 해체되는 공동체의 상상적 회복으로서의 네이션(민족)
유럽에서 자본주의가 탄생한 배경
칸트의 영구평화와 마르크스의 세계혁명의 유사성
교환양식D로서의 어소시에이셔니즘- 사회주의, 협동주의, 코뮤니즘...
자본ㅡ국가에의 대항운동
증여에 의한 영원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