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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에게 날개옷을 돌려줘 징검다리 동화 7
오미경 글, 신민재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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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화 가족이란 국제결혼, 이중문화 가정, 서로 다른 인종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 들을 일컫는데, 혼혈인 가족으로 불리던 국제결혼 가족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다문화 가족수가 10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그만큼 다양한 민족들이 사회 구성원을 이룬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다문화 가정은 여러 면에서 안정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하지 못한다. 인종에 대한 차별과 편견, 무관심, 더 나아가 멸시와 냉대가 존재하여, 때로는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에서 오미경 작가는, 다수와 다른 것에 대한 특별함을 땅콩놀이의 땅콩으로 비유했다.) 

 또한 먼 이국에서 온 이들이 우리 문화와 지식을 습득할 교육제도도 미비하여 새로운 터전에 적응하기 어렵다. 이들의 위기는 곧바로 가족의 위기로 직결되고, 가족의 위기는 아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안긴다. 

 이런 다문화 가정의 문제점과 아픔, 그리고 해결해야 할 방향까지 문학 작품으로 승화해 낸 책이 바로 <선녀에게 날개옷을 돌려줘>이다. 

 작가는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하늘나라를 잊지 못하다가, 날개옷을 찾은 후 하늘로 올라간 이야기를 차용하여 참으로 적절하게 필리핀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주인공 보라는 '선녀'인 엄마가 날개옷을 만지며 눈물짓는 날이 많아지자, 엄마가 이웃마을의 훈이 엄마처럼 나갈까 봐, 하늘나라로 돌아간 선녀처럼 필리핀으로 돌아갈까 봐 불안해 한다. 급기야 보라는 엄마의 날개옷을 숨겼으나 엄마는 집을 나가고, 고운 마음씰르 지닌 엄마가 돌아와 탄탄한 가정으로 다시 다져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현실은 그리 따스하지 않지만, 등장인물들은 모두 따스하다. 깜보라와 가족, 주변 인물들은 힘겹고 외로운 사람들이나 그들의 내면에는 따스한 온기가 가득하다. 보라와 대립인물인 순찰대장 할머니도, 보라를 깜보라라고 놀리는 김영태조차 그렇다. 김영태가 짓궂게 보라른 놀리고 말썽꾸러기 짓을 하는 것은 신호일 뿐이다. 슬픔으로 주눅 들지 않게 관심을 가져 달라는. 더욱 콧바람파와 박수파로 대립하여 엄마의 외출을 염려하는 건강한 마음씨의 이웃들은 이 작품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건강한 사람들 속에서 보라는 엄마의 가출 과정을 통해 점점 성숙해진다. 엄마가 필리핀으로 돌아갈까 봐 날개옷을 숨겨 놓는 등 전전긍긍하면서도 보라는 훈이를 다독인다. 보라의 마음을 뒤집어 놓아도 순찰대장 할머니의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애쓴다. 게다가 얄미운 김영태까지 포용한다. 이러한 보라의 포용력과 선녀 엄마의 넓은 사랑은 작가의 넉넉한 마음씀씀이로 인할 게다. (작가의 말에서 보면, 작가는 수많은 선녀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인 듯하다.) 

 이제 보라는 당당하다. 보라와 엄마의 씩씩한 생활은 다문화 가정의 아픔을 넘어 사회적인 문제 해결로 확장된다. 한 가정에서, 학교에서, 마을에서, 사회에서 서로 다른 민족이 어우러진다면, 서로 다른 문화를 공유한다면, 얼마나 풍성한 문화를 꽃피우고 얼마나 풍요로운 삶을 살지 느끼게 한다. 

 아직까지도 땅콩으로 위축된 아이들이 있다면, 깜보라처럼 당찼으면 좋겠다. 놀림에 주눅 든 땅콩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과 문화의 전달자로서 영양가 높은 땅콩이 되기를! 그것이 벅차다면 한 번 깜보네 농장에 놀러가도 좋겠다. 거기 가서 친구들이랑 어울리고, 선녀의 옷도 구경하다 보면 금세 기운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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