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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린 어둠
조승리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6월
평점 :
『나의 어린 어둠』은 소설이지만, 동시에 작가 자신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이야기다. 그래서일까. 담백하고 절제된 문장 속에서도 주인공의 고통과 상처, 그리고 그 속에서 움트는 희망이 생생하게 다가왔다. 누군가의 삶을 진심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 그것이 이 책을 읽는 동안 느낀 가장 큰 울림이었다.
이야기 속 주인공은 가족, 사회, 관계속에서 끊임없이 무너지고 고립된다. 하지만 그 어둠의 한복판에서 자신을 붙들기 위한 치열한 내면의 투쟁이 시작된다. 이 책의 진짜 힘은 여기에서 나온다. 지어낸 서사가 아니라, 겪어낸 고통을 토대로 했기에 더 깊고 섬세한 공감을 가능케 하는 점이다.
단지 아픈 과거를 고백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보다도 더 중요한 건, 그 아픔을 글로 꺼내어 누군가에게 희망을 전하려는 용기다. 작가가 실제로 겪은 이야기이기에, 이 책은 절망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 같다.
"너 혼자만 그런 게 이니야. 나도 그랬어. 하지만 나는 여기까지 왔어."
(본문중..)
서울에서 돌아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엄마는 내 옆에 앉지 않고 뒷좌석에 앉았다. 나는 엄마가 소리 없이 울고 있음을 알았다. 엄마의 슬픔이 마음 아파서 나 또한 소리죽여 울었다.
그럼에도 살아가야 하며 살수밖에 없는 현실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