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의 카페
존 스트레레키 지음, 고상숙 옮김 / 북레시피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먼가 일본식 힐링 소설을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다.

하지만 자계서이다.

내가 자계서를 마지막으로 읽은 게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거린다.

책장을 뒤져보니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가 있다.

출간일이 2003년이다.

15년이 넘었다.

자계서를 많이 보진 않았지만,

이런 책들은

"열심히 노력하면 현재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좀 더 직접적으로

"내가 변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해주지는 않는다.

사실 그런 걸 알아도

실천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결국 나한테 도움이 되는 것이 없다.

이것이 내가 자계서를 보지 않는 이유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내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는다.

다만 이 책에는 다른 자계서와

다른 점이 있다.

우리에게 좀 근원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을 한다는 것이다.

당신은 왜 여기 있습니까?

죽음이 두려우십니까?

충만한 삶을 살고 계신가요?

하지만 책은 첫 번째 질문의 답을 찾으라고

책의 대부분의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당신은 왜 여기 있습니까?"

이 질문을 "나"를 주어로 바꾸면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로

바꿀 수 있다.

즉, 내가 존재하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두 번째, 세 번째 질문은 부수적인 질문이다.

"존재의 이유"보다 중요한 게 있겠는가?

위화는 그의 소설 <인생>에서

인생은 "살아간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에게 "살아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을까?

하지만 "살아가는 것"이 전부일까?

그렇다면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오만한 질문이라 그런지,

동물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사실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도 없다.

아는 사람은 있을까?

난 내가 "존재하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 알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적어도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도 "내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생각은 해봐야겠다.


"나는 매일매일이 바로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며 살 수 있는 소중한 순간임을 깨달았습니다. 아까 메뉴판에서 잠깐 보셨던 그 질문에 대한 답, 즉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면서 만족스럽게 살 수 있는 순간이 바로 오늘이라는 것을 깨달은 거죠. 퇴직할 때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