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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인문학 - 하루 10분 당신의 고요를 위한 시간 ㅣ 날마다 인문학 3
임자헌 지음 / 포르체 / 2021년 1월
평점 :

"하루 10분 당신의 고요를 위한 시간"
인문학? 이라는 제목을 보고 아.. 어려운거 아니야?... 한문이 잔뜩 나와... 하고 지레 먼저 겁을 먹었다. 그래서 책을 받고서도 며칠은 한 두장도 읽어나가질 못했다. 재미 없을 것 같아.. 어려울 것 같다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책 받은지 4일쯤 되고서 잠들기 전 침대 맡에서 몇 장 읽어나가는데 ... 전혀 아니였다. 금세 빠져들 정도로 잔잔하고 편안해지는 내용이다.
‘마음챙김의 인문학’은 선조들의 옛 글을 한문 그대로 옮기고, 그 글을 한글로 풀이하고, 거기에 작가만의 생각과 따뜻한 교훈과 가르침을 담아 길지 않은 내용으로 3-5장 정도로 이루어진 이야기를 엮어가고 있다. 글의 주인공들은 역사책에서 한 번은 들어 알고 있는 허난설헌, 정도전, 율곡 이이부터 이달충, 이덕무, 고반룡 등 처음 들어보는 인물과 함께 간단하게 인물에 대한 소개도 담고 있어 글을 읽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1년 12달 사계절을 보내며 맞이할 수 있는 순간순간.. 새해의 시작,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별로 나누어 그 시기에 맞는 옛 글과 주제에 맞는 이야기를 엮어 놓았다. 지금의 이 시기에 맞는 새학기 부분이 아무래도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율곡 이이는 격몽요결에서 공부를 할 때는 목표 세우기가 아니라 ‘뜻세우기’ 먼저 시작해야 하고, 그 후엔 나쁜 습관 고치기가 꼭 뒷 따라야 한다고 가르침을 준다. “커서 무엇이 되고 싶냐?”는 답을 구하기 보다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물음의 답을 먼저 생각해 보아야겠다.
책의 부제 '하루 10분 당신의 고요를 위한 시간'처럼 이 책은 내 마음의 고요한 시간 속에서 천천히 한글자 한글자 그 의미를 곱씹으며 읽어보시기를 추천한다.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는 말이 있듯이 이 책의 진정한 진가는 천천히 그 의미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 때 나온다. 이를 통해 과거 우리 선조들의 마음가짐과 지혜, 그 시절의 감성을 그대로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시대에 이처럼 올곧고 바른 문인들이 있어 오늘의 대한민국의 토대가 되었던 것임은 분명한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의미와 뜻을 지금의 우리가 잘 이어가기를, 잘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가는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고전 속 옛 문인들의 글을 통해 깊은 뜻을 헤아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새로운 경험이었다.
지금의 우리의 시대에 남기는 옛 선조들의 위로와 교훈을 깊이 새겨보기를 추천한다.



한가로움은 평범한 일상에 던지는 찬찬한 시선이다. 굳이 유난을 떨며 어딘가를 찾아 떠나지 않아도 일상을 소중하게 들여다볼 마음만 있다면 한가로움은 그 안에서 발견된다.(P.69)
옳지않게 얻었는데도 목구멍에 넘긴다면
그건 도둑이나 매한가지고
일하지 않았는데도 양껏 배불린다면
그건 남의 피 빨아먹는 버러지라네
밥을 먹을적마다 반드시 경계하라
부끄럽게 입에 들어가는 일 없도록 (P.216)
배움에 인색하지 말자고요
진나라 악사였던 사광은 이런 말을 했지
어려서 배우는 것은 해가 막 떠오르는 것과 같고
청년기에 배우는 것은 해가 중천에 떠 있는 것과 같으며
늙어서 배우는 것은 밤에 촛불을 들고 있는 것과 같다고
어려서 혹은 청년의 때에 배운다면야 더할 나위 없겠지만
다 늙어 배우더라도 늦었다고 말하지 말 일
촛불로 밥을 밝히더라도 어둠은 밝혀지니
촛불을 끄지만 않는다면 햇빛을 대신할 수 있다네
햇빛과 촛불이 다르긴 해도 밝혀준다는 건 똑같지
밝혀주는 건 똑같지만 외려 그 맛은 더욱 진국이라네 - 정호 (P. 264)
** 포르체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