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이 지나면
이시이 무쓰미 지음, 아베 히로시 그림, 엄혜숙 옮김 / 살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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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100년이 지나면

 


옛날 옛날에 넓은 초원에 사자 한마리가 살고 있었다.
사자는 풀도 먹고, 풀에서 노는 벌레도 먹었지만
아무리 먹어도 배가 차지 않았다.
고기 같은 것을 잡아먹고 싶었다.
커다란 나무 밑둥치에 웅크리고 드러누웠다.
하루하루가 그렇게 지나갔다..

 


어느날 새 한마리가 초원에 내려앉았다.
철새인 나이팅게일이다.
사자는 새에게 천천히 조용하게 다가갔다.
"나를 먹어도 좋아." 새가 말했다.
"안됐지만, 난 고기는 먹지 않는단다." 사자가 말했다.

 


그날부터 새는 초원에서 살았다.
새는 사자에게 좋은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주었고,
사자는 새에게 갈기 속에 잠들게 해 주었다.
하루하루가 그렇게 지나갔다..

 


"나 이제 갈 거야." 새가 말했다.
"싫어. 내일도 벌레 잡아먹자. 함께 햇볕도 쬐자. 노래를 불러 줘."
그렇게 말하면서 사자는 울었다.

 


"또 만날 수 있어." 새가 말했다.
"언제?" 사자가 말했다.
"100년이 지나면."

 


100년은 얼마쯤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사자는 알 수 없었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100년이 지났다.
넓은 초원에는 이제 사자도 없다.

 


100년이 지났다.
사자는 암벽에 붙은 조개, 새는 바다의 작은 파도가 되었다.
새였던 파도는 사자였던 조개에게 늘 정답게 바다를 보내주었다.
파도가 오면, 조개는 기분이 좋았다.

 


100년이 지났다.
사자는 할머니가, 빨간 개양귀비는 새가 되었다.
할머니는 날마다 개양귀비를 바라보며 살았다.

 


사자는 물고기가 되고, 하얀 분필도 되었다.
북쪽 나라의 아기 다람쥐가 된 적도 있다.
새는 어부가 되고, 칠판이 되었다.
아기 다람쥐 위에 처음 내렸던 눈송이가 된 적도 있다.

 


그렇게 몇 번째인가의 100년이 지나고...
사자는 남자아이로 태어났다.
새는 여자아이로 태어났다.

 


사자였던 남자아이와 새였던 여자아이는 처음으로 만났다.
'... 어쩐지 전에 만난 적이 있는 것 같아.'
남자아이는 그런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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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안식처와 위로가 되어준 사자와 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이 몽글몽글하고 따뜻했어요.

100년이 지나 다시 만나도 서로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아이와 저도 사자와 새처럼 100년 뒤에 우리도 다시 만날 수 있을거라 이야기했습니다.

헤어짐 뒤에 새로운 만남이 있다는 기대를 안겨준 그림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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