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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점심시간 ㅣ 다봄 어린이 문학 쏙 5
렉스 오글 지음, 정영임 옮김 / 다봄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가슴이 저릿해지는 열세 살의 성장기
“가난하다고 괴물이 될 수는 없잖아”
가난은 부끄러운 것일까? 렉스에겐 그랬다. 점심시간마다 무료 급식 프로그램 대상자라는 걸 어떻게 숨길까 궁리해야만 했다. 가난은 친구 관계도 바꿔 놓는다. 5학년 때 친했던 친구들 모두 풋볼 팀이 되면서 렉스는 외톨이가 되었다. 새아빠와 엄마의 거친 말과 행동도 가난이 사랑을 빼앗아 갔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허름한 옷차림 때문인지 영어 선생님도 렉스를 경계하고 차별한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가난’이 가져다준 아픔을 말할 수 없다. 나쁜 길로 빠지지 않기 위해, 괴물 같은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쓸 뿐. 열세 살 렉스의 이 외로운 싸움은 어떻게 끝이 날까?
[다봄] 불편한 점심시간
가난이 낳은 불편함과 렉스의 고군분투
렉스는 점심시간마다 계산원에게 ‘무료 급식 대상자’임을 알리는 순간이 가장 괴로웠습니다. 그 누구도 듣지 않길 바라며 불안에 떨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애써 태연하게 행동하려 했죠. 하지만 그의 마음속은 언제나 무거웠습니다. 빈곤이라는 딱지가 이마에 붙은 듯한 느낌이었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자신이 소외된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게다가 풋볼 팀에 들고 싶었던 렉스의 꿈은 엄마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동생을 누가 돌볼 거냐며, 다쳤을 때 병원비를 어떻게 할 거냐며 엄마는 렉스의 풋볼 활동을 막았습니다. 렉스의 새아빠와 엄마는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습니다. 렉스의 일그러진 가정환경은 그의 소년다운 천진함을 앗아갔고, 그는 점점 분노를 삼키는 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때로는 분노를 참지 못해 큰 소리로 표출했지만, 그마저도 후회하며 자신을 나쁜 사람으로 여기곤 했습니다.
희망의 빛: 외할머니와 이단
렉스의 힘겨운 여정 속에서도 그의 곁을 지켜주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큰 위로는 외할머니의 존재였습니다. 어려운 삶 속에서도 꿈을 이루며 당당히 살아온 외할머니는 렉스가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어른이었습니다. 외할머니의 사랑과 인내는 렉스에게 마음속 깊은 안정을 주었고, 렉스가 엄마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게 해주는 힘이 되었습니다.
또한, 점심시간 밥 친구가 된 이단과의 우정은 렉스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안겨주었습니다. 경제적으로 풍족해 보이는 이단에게도 가족과 관련된 고민과 결핍이 있었던 것이죠. 이 발견은 렉스에게 더 이상 자신만이 불행한 아이가 아니라는 위안을 주었습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도 친구가 되어주는 이단과의 관계는 렉스가 삶의 또 다른 면을 이해하게 만들었습니다.
불편함을 마주하는 이유
불편한 점심시간은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지는 책입니다. 가난, 학대, 사회적 편견 등 무겁고 불편한 현실을 다루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 무게감은 더 큽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렉스처럼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아이들이 더 이상 숨어들지 않도록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작가는 힘겨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꾸는 아이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습니다. 가난과 폭력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도, 그 벽 너머에 있는 희망을 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렉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용기와 연대의 가치를 되새기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