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는 객관적인 시간이라면, 카이로스는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때나 기회를 나타내는 시간이다. “평소엔/ 시침, 분침만 볼뿐” 초침에 관심도 없었던 시간은 크로노스에 해당하고, “올림픽 땐/ 달리기, 수영, 태권도, 유도…/ 0.01초도 가슴 졸이며 보”는 시간은 카이로스에 해당한다. 무심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초침은 잊힌 존재에 불과했다. 그러나 카이로스의 시간이 왔을 때, 초침은 “지구촌을/ 들었다 놨다/ 울렸다 웃겼다/ 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 시간 속에 크로노스와 카이로스가 동시에 존재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