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속으로 사라진 UFO 즐거운 동시 여행 시리즈 41
채경미 지음, 배도하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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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사랑과 관심의 눈으로 바라보고 노래하다

평범한 사물에 숨겨진 특별한 이야기들



[가문비어린이] 입속으로 사라진 UFO

가끔 읽는 동시는 

길이는 짧지만 많은 영감을 받기도 합니다. 

짧은 문구로 여러번 생각하게 하고

우리 일상을 돌아볼 수 있기도 해요. 


 모든 사물은 정형화된 본질을 지니고 있다. 거울은 비치는 일을, 냉장고는 신선하게 음식을 지키는 일을, 에어컨은 내부를 시원하게 만드는 일을 담당한다. 만약 그것들이 자기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면 폐기 처분될 수밖에 없다. 사물은 본질을 잃으면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인은 모든 사물에서 본질 이상의 것을 찾아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사물을 해체하고 사랑과 관심의 눈으로 다시 바라본다. 본질을 넘어선 것들은 어떤 존재의 의미를 갖게 될까?



우리 알고 있는 시간의 개념을 

재미있게 혹은 심도있게 풀어낸 내용이 인상적이었어요.

우리에게도 평범함과 특별함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을 시인이 비유로 말해 주는 대목이 있는데요.

사물과의 내적 교섭을 통해 구체적인 상황을 포착해 내고, 그것의 의미를 극대화했다는 평이 기억에 남네요.  


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는 객관적인 시간이라면, 카이로스는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때나 기회를 나타내는 시간이다. “평소엔/ 시침, 분침만 볼뿐” 초침에 관심도 없었던 시간은 크로노스에 해당하고, “올림픽 땐/ 달리기, 수영, 태권도, 유도…/ 0.01초도 가슴 졸이며 보”는 시간은 카이로스에 해당한다. 무심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초침은 잊힌 존재에 불과했다. 그러나 카이로스의 시간이 왔을 때, 초침은 “지구촌을/ 들었다 놨다/ 울렸다 웃겼다/ 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 시간 속에 크로노스와 카이로스가 동시에 존재하듯.



이 책에 담긴 60편의 시들은 우리 주변의 친숙한 소재들도 꾸려져 있다. 그러나 시인은 사물의 친숙한 이치를 표현하려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상상력을 개방하고 감수성을 높여서 다양하게 노래하려고 노력한다. 수많은 사물이 생명을 얻기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들과 소통하려면 시인은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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