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쁜 딸입니다 라임 청소년 문학 65
파스칼린 놀로 지음, 김자연 옮김 / 라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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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그들은 끝끝내 가만히 있었다!


약속할게, 엄마.

이제 다시는 그 누구도 엄마에게 등을 돌리지 못하도록 만들게.

비록 우리가 엄마를 보호하지도,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 주지도 못했지만.


폭력의 사각지대 속,

무관심한 사람들의 마음을 관통하는

아프도록 날카로운 목소리

[라임] 나는 나쁜 딸입니다

가정의 안과 밖에서 묵시되고 반복되는 폭력에 대하여


읽기에 불편할 수 있지만 모른척하면 안되는 내용입니다. 

《나는 나쁜 딸입니다》는 가정과 사회, 모두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채 

사각지대 속에서 폭력을 맞닥뜨린 아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가정에서의 폭력이 묻혀지고 이야기되지 않는 그런 상황이 

읽는 내내 불편하고 받아들이기 어렵더라고요. 

하지만 실제로 이런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나의 이야기를 읽는 듯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느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책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아빠에게서 벗어나지는 못하는 엄마, 자신의 죄가 외부에 알려질 기회를 교묘히 막는 아빠, 엄마 스스로 선택한 일이라며 방관하는 외할머니, 자신이 보호해야 하는 일곱 살짜리 쌍둥이 동생. 소설은 ‘리라’의 기억을 통해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폭력과 맞닥뜨린 아이의 내밀한 감정과 상황을 깊이 있게 그려 낸다.



한 가정의 이야기가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되기까지

이 이야기가 과연 내 이야기가 아니라고 무시해도 되는 일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빠의 이중적인 태도는 리라는 힘들게 하고, 

알면서도 묵시학 모른척하는 주변인들로 인해 

받아들여지지, 인정되지 않는 감정들에 대해 담담히 전해지는 책입니다. 


리라는 엄마를 인질 삼아 경고하는 아빠 때문에 그 누구에게도 집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털어놓지 못한다. 용기를 내어 찾아간 외할머니에게서도 엄마가 선택한 일이니 마땅히 감수할 일이라는 말을 듣는다. 이처럼 폭력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온갖 시도들이 좌절되었던 과정이 밝혀지며 리라의 기억은 서서히 베일에 싸여 있는 어젯밤의 기억으로 향한다.



때때로 다정함은 폭력에 저항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폭력이 승리하지 않도록, 폭력이 우리를 굴복시키지 않도록 하는 마지막 수단이랄까. _19쪽에서


《나는 나쁜 딸입니다》는 사회에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반복되어 일어나는 아픈 문제들을 떠올리게 한다. 나아가 왜 어떤 폭력은 개인적인 일 또는 사소한 일로 취급되어 세상 밖으로 드러나지 못한 채 되풀이되는지를 질문한다.

리라는 끝내 폭력에 굴복하지 않았던 엄마처럼, 자신과 엄마를 외면했던 사회에 굴복하지 않고 아프도록 날카로운 목소리를 낸다. 그 목소리는 사회적 인식의 사각지대에 일침을 가하며, 무관심한 사람들의 마음을 서늘하게 관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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