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어새 엄마
이여주 지음, 지연리 그림 / 머스트비 / 2023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저어새를 눈여겨보던 섬 소년 웅이는 넓적한 부리로 갯벌을 휘젓는 저어새의 모습이 어딘가 엄마와 닮았다고 느낀다. 왜일까? 섬이 싫다며 자꾸만 떠나는 아빠, 섬을 지키는 민 씨 아저씨, 할머니와 사는 철없는 친구 재룡이, 섬에 펜션을 짓고 이사 온 도시 전학생 채빈이 등,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우리 이웃이 만들어가는 섬마을의 삶 이야기.

[머스트비] 저어새 엄마
섬마을을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
특히 저어새를 닮은 엄마를 바라보는 주인공의 애틋한 마음이 잘 느껴지는 책이다.
섬을 지키는 사람들과 섬을 떠나는 사람들.
다양한 가족과 친구들이 어우러져 사는 작은 섬의 따듯한 삶 이야기.
왜 저어새일까?
웅이가 사는 섬에는 저어새가 있다. 천연기념물로 마을의 보호를 받고 있지만, 갯벌을 휘젓고 찾아낸 먹이를 주변 백로에게 늘 뺏기기만 하는 모습이 너무나 바보스럽게만 보인다. 웅이가 보았을 때 엄마의 모습이 그랬다. 고된 식당 일에 몇 푼 안 되는 돈을 받고도 푸짐하게 퍼 주기만 하는 엄마. 몇 년 동안 집을 비우고 돌아와 돈만 받아 가는 아빠를 대하는 엄마의 모습은 정말이지 참을 수가 없다. 그래도 저어새는 마을 사람들이 지켜봐 주고, 늘 고마워하고, 대접을 받지만 엄마는 누가 챙겨주나 싶어 서글퍼진 웅이. 하지만 웅이는 깨닫게 된다. 엄마는 아빠와 웅이를 지켜주는 너무나 소중한 존재였다는 것을. 저어새와 그 점 또한 닮아있음을.

철새와 텃새, 사람을 품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책이다.
주변이 바라도 둘러싸여 있고,
고립된 느낌이지만 그 안에서는 끈끈한 관계가 있는
주변에 떠도는 저어새를 비유해서 써내려간 글은
어린 시절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느낀 감정들이 고스란히 녹여있다.
철새인 저어새가 살기 좋아 이 섬에 뿌리내리게 된 거처럼 채빈이에게도 섬이 살기 좋은 곳이 되길 바란 마을 사람과 아이들의 마음은 외지인을 품는 이웃의 깊은 온정을 느끼게 하고, 할머니와 단둘이 살아온 재룡이네를 도왔던 웅이 엄마, 아빠 대신 웅이를 살펴준 민 씨 아저씨의 모습은 그동안 잊었던 이웃 간의 돌봄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웅이만의 보물 창고였던 갯벌이 채빈이, 재룡이와 함께하는 추억의 장소가 되고, 서로를 품어주기까지의 과정을 지켜보며 우리 아이들의 넓은 가슴을 느껴본다. 한편, 부모님을 앗아간 바다가 원망스러워 철새처럼 떠돌던 웅이 아빠가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얼까. 그를 기다려 준 엄마와 민 씨 아저씨 그리고 또 그 바다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모든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돌아와 준 아빠를 ‘마음으로’ 품은 성숙한 웅이의 모습이 아빠의 마음을 잡은 끈이 되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함께하는 행복한 삶이란 무엇일까?
정말 다양한 형태의 가족드리 이 섬에서 보인다.
일상적인 가족이 아닌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가족들이다.
함께 뭉쳐 공동체가 되는 과정 속에서 우리가 함께 하는 삶이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채빈이처럼 엄마와 단둘이 혹은 재룡이처럼 할머니와 웅이처럼 마음의 상처로 인해 떨어져 살게 되는 가족 등 우리는 여러 형태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서로를 돌봐주고 지켜주는 이웃이 있기에, 살아가는 터전이 있기에, 이들은 부족하지 않았다. 늘 마을을 떠나고자 했던 웅이 아빠가 빗물에 쓸려 간 마을에 물길을 내 마을을 구하고, 새로 이사 온 채빈이네가 사람들의 도움으로 다시 희망을 갖게 되는 장면은 웅이 아빠도 채빈이네도 이 섬에 단단히 뿌리내리게 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로써 여러 사연을 갖고 있던 모두가 함께하고 마을은 단단히 뭉쳐 하나의 커다란 공동체를 이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