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라는 세계 라임 청소년 문학 60
아사히나 아스카 지음, 조윤주 옮김 / 라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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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학교라는 세계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너에게

 

친구들의 부추김에 아찔한 사고를 친 뒤 장난과 괴롭힘의

경계에서 혼란스러워하는 후미야 〈외톨이가 되고 싶지 않은〉

 

다른 아이들을 낮잡아 보면서 ‘지금의 나는 가짜’라고 생각한 채

이중생활을 하는 아즈미 〈어차피 이런 건 다 지나가는 거야〉

 

감정 조절과 소통에 서툴러 아이들의 먹잇감이 되기 일쑤지만

묵묵히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아가는 요타 〈언젠가는, 드래건〉

 

가족 간의 결핍을 학교의 ‘인싸’ 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충족하지만,

그럴수록 집착과 불안감에 흔들리는 메구미 〈간단히 부서질 사이〉

 

관심 종자로 오해받고 무시당하기 일쑤지만 자신과 가족을

강단 있게 돌보는 어른 아이, 호노카 〈너는 뭐든지 할 수 있어〉

 

[라임] 학교라는 세계

나에게 학교는 그 세상이 전부였다.

학교 밖에는 무엇이 있는지 학원 빼고는 모를정도...

이 책은 저마다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학교와 그 너머의 이야기를 그린 연작 소설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학교는 어떤 의미일지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코로나를 보내면서 학교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는데,

그 이후로 학교에 대한 변화된 관점을 알아갈 수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되었던 시절, TV 뉴스에서 본 장면 중에 잊히지 않는 것이 있다. 기자가 아이들에게 상황이 나아지면 제일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묻자, 우렁찬 목소리로 “학교에 가서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요!”라고 대답하는 장면이었다. 간절한 희망이 화면을 뚫고 전해졌다. 그토록 막막하던 시절을 지나, 이제 아이들은 학교에 간다. 수업도 듣고 친구를 만나 놀기도 한다. 책상 위에 놓였던 투명 가림막을 치우고, 마스크 속 얼굴을 드러내며 힘껏 웃고 울고 자란다.

《학교라는 세계》는 제목 그대로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하는 학교에서 현재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다양한 아이들의 일상과 관계, 복잡 미묘한 감정을 세밀하게 그린 연작 소설이다. 이야기는 악동 삼인방의 멤버인 후미야가 아이들의 부추김에 못 이겨 요리 실습 시간에 팬케이크 반죽에다 세제를 붓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조금 짓궂은 장난일 뿐이라고 애써 가볍게 생각했지만 사건은 일파만파 번져 아이들을 혼돈 속으로 밀어 넣는다. 크고 작은 사건들을 계속 일으키며 자신을 얕잡아 보는 아이들에게 질릴 대로 질린 담임 선생님은 “너희는 어차피 대단한 어른이 되기는 글렀다.”는 무책임한 독설을 내뱉은 뒤 교실을 떠나 버린다. 그 일을 계기로 아이들은 마음에 남은 상처를 들여다보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성장의 문턱을 훌쩍 넘어간다.

〈외톨이가 되고 싶지 않은〉 _#악동 #교실의 중심 #인정 욕구 #장난과 괴롭힘의 경계는? #책임감

교실 안은 아주 작은 사회의 축소판이다.

그 곳에는 모두 나이는 같지만 힘이 센 아이도 있고, 아주 약한 아이도 있다.

서로 다른 아이들이 서로 어울려 살면서 관계가 잘 되거나 때로는 틀어지기도 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 이책을 읽는 아이들은

큰 공감을 하기도 하고, 우리 학교를 비교해보기도 한다.


자기가 이런 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의기양양해진 것도 잠시, 사건은 일파만파 번지며 후미야의 숨통을 조여 온다. 사건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아이들을 추궁하던 담임 선생님이 “너희는 어차피 대단한 어른이 되기는 글렀다.”는 독설을 내뱉자 아이들은 큰 충격에 빠진다. 이 소동으로 후미야는 최근에 뉴스를 떠들썩하게 했던, 자신과 이름이 같은 소년 ‘후미야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친구들의 집단 괴롭힘으로 스스로 강에 빠져 죽은 후미야 사건은 완전히 딴 세상의, 차원이 다른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그럴까? 하는 의문이 생긴 것이다. “후미야, 할 수 있지?” 하는 부추김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친구 사이를 끊을 수 있을까? 후미야는 어른들이 책임져 주는 세상은 언젠가 끝이 난다는 것을,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깨닫게 된다.

학교에 있는 아이들은

새로운 관계를 맺으면서 빠르게 성장해나간다.

마치 초등 고학년인 우리 두 아이들을 보는 것 같다.

서로 교감하고 공감하며,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아이들이 되길 바란다.


《학교라는 세계》 속 인물들은 저마다 하나의 계절을 전심전력을 다해 통과한다. 몸속 세포가 빠르게 분열하는 것처럼 이들은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계절의 뒤끝에 이전과는 조금 다른 사람으로 훌쩍 자라 있다. 자기의 행동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가 져야 한다는 걸 뼈아프게 깨닫기도 하고, 남들과 다른 특별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망에 가려진 평범한 일상과 관계의 소중함을 어렴풋이 감지하고, 자신을 믿고 환대해 주는 사람들의 온기에 의지해 타인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고, 자신의 문제를 더 이상 회피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하며 변화의 걸음을 용기 있게 내딛기도 하면서 말이다.

모든 면에서 서툴고 투박한 아이들의 모습을 솔직하다 못해 때론 서늘하리만치 신랄하게 그리면서도 결코 미래에 대한 낙관을 단념하지 않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믿음직하다. 무엇보다 각 장의 인물들이 다른 장의 이야기 속에 교차해 등장하고 새로운 시선으로 그려지는 구조로 인해 인간의 입체적인 면모와 성격의 다양한 측면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이다. 우리에게는 실수하고 실패하는 과정에서 배우고 다시 새로워지는 아이들을 넉넉하게 품고 응원해 주는 관대함이 필요하다고, ‘삶은 계속되니까, 각자가 원하는 모습에 조금씩 다가갈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걸 잊지 말자는 이야기를 넌지시 건네는 이야기이다.

 

“모두 언젠가는 어른이 될 거예요. 여러분 옆에 있는 아이도, 뒤에 있는 아이도, 앞에 있는 아이도 말이죠. 지금 이곳에서 내가 다 안다고 생각한 친구는 점점 변해 갈 거고, 여러분 자신도 차차 변할 거예요. 세상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점점 넓어져요. 이 교실 이외의 장소가 훨씬 넓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길 바라요.”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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