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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라서 고마워
박일환 지음, 정지혜 그림 / 도토리숲 / 202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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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세상을 따스하게 감싸는 손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동시집
30년 동안 국어 교사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1992년 전태일문학상과 1997년 《내일을 여는 작가》에 시 추천으로 등단한 박일환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토끼라서 고마워》가 출간되었다.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한 선생님 시인 박일환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토끼라서 고마워》에서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과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을 담은 시편들과 토끼를 내세운 연작 동시를 통해 아이들의 여러 모습과 경쟁보다는 모두 존중받기를 바라고, 우리 사회를 돌아보고 생각해 보게 하는 시편들을 만날 수 있다. 세상에 대한 위로와 상처를 보듬는 따스한 손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동시집이다

[도토리숲] 토끼라서 고마워
함께하는 생활을
어렸을 때부터 강조했던 것 같은데,
아이들이 커갈수록 점점 자기만 알게되는 것 같더라고요.
가끔은 긴 책보다는 짧은 동시로 힐링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 이런 동시집을 만나면 기쁘지요!
경쟁보다는 서로를 발견하고 모두가 함께하는 무대를 꿈꾸고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과 여러 모습을 담은 동시들

동시 〈오디션〉은 봄날의 풍경을 화려한 무대의 주인공을 뽑는 오디션이라는 연예 프로그램에 빗대고 있습니다.
공부와 경쟁을 강조하는 사회 속에서 동시는 단비같은 책이에요.
오디션을 통과하는 것이 사회 경쟁 속에 살아남는 것처럼 느껴졌고,
화려한 꽃만 주목받는 내용이 지금 우히 사회를 이야기하는 것 같았어요.
아이들이 크니까 자도 모르게 그런 점을 강요하는 것 같았고요.
동시를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반성을 하게 되기도 하고 잠깐 동안이나마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았답니다.
경쟁을 강조하는 우리 사회는 거대한 오디션장과 같다. 이번 오디션에 통과하면 다음 오디션이 기다리고 있고, 그 뒤에 더 어려운 오디션이 남아 있다. 최선을 다해 보지만 오디션을 통과하는 일은 늘 어렵기만 하다. 떨어뜨리기 위한 오디션이 아니라 발견하기 위한 오디션이 되면 어떨까? 크고 화려한 꽃들만 주목받는 세상이 아니라 냉이꽃처럼 귀퉁이에 숨어 있는 작은 꽃도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함께 무대에 오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 멋진 봄날이기를 소망하는 마음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동시에서 코로나 소재가 등장하는 것도 인상적이었어요.
어른도 해결 못하는 코로나가 어린이들 시선으로 표현되었다는 점이 오묘했답니다.
아이들 시선으로 본 코로나는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그런 점들도 동시 속에서 잘 나타내고 있었답니다.
동시 〈무서운 소문〉과 〈코로나 시대〉는 마스크에 갇혀 버린 세상을 아이의 시선에서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라는 질병은 인류에게 어려운 숙제를 내주었다. 어른들도 풀지 못하는 숙제를 아이들도 함께 감당하며 건너왔다. 지구 전체가 질병에 갇혀 살아가는 동안 앞으로 또 다른 숙제가 주어질지도 모른다. 코로나라는 괴물에게 잡아먹힐까 봐 걱정하는 아이는 마음 놓고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다. 그러면서 ‘바깥세상은 위험하다니/대문에 마스크를 씌워 줄까?/아니면 지구에게 마스크를 씌워 줘야 하나?’라는 고민에 다다르도록 한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함꼐 읽으면 좋은 동시집이랍니다.
특히 동시집에서 우리나라 현실을 반영했다는 점이 기억에 많이 남더라고요.
아이들을 돌보는 어른으로서 여러가지를 생각할 수있었답니다.
《토끼라서 고마워》 동시집이 아이들의 눈에 비친 커다란 세상만 담고 있는 건 아니다. 친구들을 놀리다 양쪽에서 공격당하자 ‘잘못했다고 빈’ 다음 ‘함께 떡볶이를 사 먹으러’ 가는(〈너도와 나도〉) 아이가 있는가 하면, ‘맹장 수술을 받고 깨어난’ 다음 ‘의사나 간호사보다/방귀 잘 뀌는 아빠’를 부러워하는(〈뜻대로 안 되는 일〉) 아이도 등장한다. 강풍 때문에 부러진 나무와 떨어진 간판을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는(〈강풍이 불어온 날〉) 아이와 복도에서 물총 놀이하다 교무실로 끌려가 벌을 서는(〈재채기하는 빨래〉) 아이가 있는가 하면 친구가 찾아와 전해준 비밀 때문에 근질거리는 입을 참기 힘들어하는(〈비밀〉) 아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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