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 국수 시 그림책 1
함민복 지음, 이철형 그림 / 국수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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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자연이 가르쳐주는

악수하는 법을 배우다!

악수

 

책은 좋아하지 않아도 시는 좋아하는 편입니다.

짧고 간결한데 주는 느낌은 많이 있어서일 것 같아요.

대신 마음에 딱 와닿는 시를 많이 찾기는 쉽지 않지요.

그래서 그럴 때 시 그림책도 즐겨 읽는 편입니다.

아이들도 유튜브를 알기 전까지는 자기 전에 항상 책을 읽어주었고

읽어주기 힘든 날에는 시 그림책을 피곤 했어요.


집 한 권을 읽어도 마음을 치는 시는 한두 편이곤 한다. 독자의 마음에 스미는 그런 시 한 편을 눈웃음 같은 그림이 찾아갔다. 그렇게 만난 시와 그림은 서로 손을 맞잡아 악수했다. 그러고는 시 한 구절마다 그림 한 장씩이 그려졌다. 그렇게 시와 그림 36쪽이 차곡차곡 완성되어 큰 판형의 양장본 ‘시 그림책’이 되었다. 책 제목은 시의 제목이었다. 그것은 ‘악수’였다.

그림이 어쩐지 외로워보이는 배경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 이쓴ㄴ 내용은 따스하기만 한데요.

자연 속에 생명과 마주하는 느낌.

그 느낌이 세상을 마주하는 느낌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애독자가 많은 함민복 시인의 시 한 편에, 정겨운 화풍을 지닌 이철형 화가의 그림들이 더해져서 이야기 그림책처럼 제작된 ‘시 그림책’이다. 시와 이야기는 다르지만, 이 그림책의 시에는 그윽한 동화 같은 발견의 통찰이 담겨 있다. 그것은 ‘친밀히 관계 맺는 자연의 발견’이라고 말하거나 ‘세상 모두와 어울리는 자연의 발견’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함민복 시인만의 순간적 알아차림에서 비롯되었다. 바로 그 발견의 통찰을 이 책의 시인은 시로 표현하였고, 이 책의 화가는 그 시를 독자들이 더욱 풍성하고 자유롭게 느낄 수 있도록 그려냈다.

악수라는 느낌이 이 시그림책과 잘 어울립니다.

처음 보는 사람도 이어줄 수 있는 악수.

세상을 대해 악수를 건네는 생명의 움직임을 표현한 것 같아요.

서로 다른 생명들이 어떻게 가깝게 다가가는지,

시의 언어로 멋지게 표현한 책입니다.


예컨대, 이 그림책에는 시의 이야기 흐름과는 전혀 무관하게 엉뚱하게도 아주 조그만 동물이 하나 등장하는데, 이 생명체가 어떤 모습으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살펴보는 일은 독자에게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뿐만 아니라 단풍잎이 바람과 달빛과 어둠과 빗방울과 꽃향기와 눈보라와 각각 어떻게 만나는지를 그림으로 살펴보는 일은 눈 밝은 독자에게는 꽤 흐뭇한 즐거움이 될 것이다. 그런 만큼 이 책의 그림들은 대자연의 개체들이 서로 어떻게 친밀히 어울리는지를 섬세한 동화적 상상력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시를 통째로 낱낱이 그림으로 형상화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시의 의미와 범위를 한결 더 넓히고 한층 더 깊게 하는 매력적인 도모이다. 이 책의 독자가 그것을 눈여겨보면, 이 책의 시인이 자연에서 발견한 각성의 통찰과 이 책의 화가가 시에서 찾아낸 구체적 이미지를 온전히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이 뜻했던 바의 성과이자 보람의 증거일 테다. 시가 그림을 만나 구체적 장면을 얻고, 그림이 시를 만나 진실을 얻듯이, 이 책의 독자는 시와 그림을 한꺼번에 이해하고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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