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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이 싫은 쇠똥구리 ㅣ 즐거운 동화 여행 162
이연숙 지음, 박진아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2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쇠똥구리 똥구리는 똥 냄새를 싫어하지만, 알도 낳아야 하고 풀씨도 먹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소똥을 뭉친다. 나비는 그런 똥구리에게 자신은 맑게 빛나는 먹이를 먹는다면서 좀 깨끗한 걸 먹고 살라고 놀린다. 똥구리는 깨끗한 먹이를 찾아 나섰다가 나비가 이슬을 먹으려다 거미줄에 걸린 채 발버둥 치는 것을 보고 허겁지겁 도망친다. 황소는 똥구리에게 쇠똥구리는 원래 봄을 배달하는 존재라고 말해 주는데…….

똥이 싫은 쇠똥구리
쇠똥구리인데 똥이 싫다고?
나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
새로운 생각을 도와두는 동화책 <똥이 싫은 쇠똥구리>니 첫인상이 기분 좋게 다가온다.
나의 원래 모습을 다시 뒤집어보고
새로운 나를 다시 발견하는 기회가 된다.
내 마음속에는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것과 밝히고 싶지 않은 것이 동시에 존재한다. 하지만 이 두 가지를 함께 받아들일 때 진정한 ‘나’가 될 수 있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삶은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렇게 살아야 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대로 온전히 살아내면 충분히 아름다운 삶이 될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모두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나를 발견하여서 아름다운 삶을 살아내고 있다.
〈백합 이야기〉는 친구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오히려 내면의 아름다움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백합 하양이의 이야기이다. 하양이는 할머니의 사랑이 화려한 꽃을 피우는 외국종 백합에게 집중되자 주눅이 들고 만다. 하지만 이른 장마에 녀석은 꽃잎을 모두 떨어뜨리고 초라한 모습이 된다. 그제야 하양이의 꽃이 피기 시작한다. 꽃밭 친구들은 향기는 하양이가 최고라고 하면서도 그동안 잘난 척해서 싫다고 한다. 하양이는 입을 달싹거리며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그러면서 녀석에게 내년에는 마음이 예쁜 꽃을 피우자고 말한다.

나를 찾는 다양한 동화책을 통해
나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동화책이다.
자신의 임무를 다하려는 쇠똥구리에 대한 이야기와
주사를 맞고 일품 닭이 된 퍽퍽이의 이야기는
어른들에게도 '내가 과연 잘 살고 있는건가?' 스스로 물어보고 돌아보게 된다.
일상에 치여서 나를 돌아보지 못하고 있는 현재 모습에
다시 한 번 천천히 숨 쉬고 갈 수 있는 휴식같은 책이다.
〈똥이 싫은 쇠똥구리〉는 자신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 열심히 똥을 굴리는 쇠똥구리 똥구리의 이야기이다. 똥구리는 똥 냄새를 싫어하지만, 알도 낳아야 하고 풀씨도 먹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소똥을 뭉친다. 그런 똥구리를 보고 나비가 자신은 맑게 빛나는 것을 먹는다면서 좀 깨끗한 걸 먹고 살라고 놀린다. 똥구리는 깨끗한 먹이를 찾아 나섰다가 나비가 이슬을 먹으려다 거미줄에 걸린 채 발버둥 치는 것을 본다. 똥구리는 황소가 일러준 대로 소똥을 굴리며 봄을 배달하러 떠난다.

어른들의 삶이 어렵고 힘든 것처럼
아이들도 나름의 삶이 쉽지 않을 것이다.
예전에 비해 모든 것이 편리해진 일상이지만
그래서 더욱 복잡해지고 할 것들이 많은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어린이들의 삶이 만만치 않은 이유는 사회가 복잡해진 이유도 있다. 그들은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다양한 갈등을 겪고 있다. 가장 가까워야 할 가족에게 아픔을 겪기도 하고, 속한 집단에 대해서 불편한 마음을 가지기도 한다. 어린이들은 이 책을 읽을 때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평범한 자신의 이야기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야 할지,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일품 닭의 비밀〉은 주사를 맞고 일품 닭이 된 퍽퍽이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이다. 퍽퍽이는 유칼립투스 숲에 사는 닭들이 자기를 보고 진짜 닭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을 듣는다. 퍽퍽이는 비밀을 캐려고 돔으로 달려가다가 자기 사진이 있는 비닐 조각에 ‘큰 가슴 일품 닭, 쫄깃하고 맛있어요.’라고 적힌 것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퍽퍽이는 유칼립투스 숲으로 와서 닭들이 모여 있는 지붕 위로 올라가려고 날개를 힘차게 펄럭인다.
〈선인장과 아기 구름〉은 목이 말라 죽어가는 선인장을 구하려다가 형체도 없이 사라진 아기 구름 별이의 이야기이다. 별이는 선인장에게 비를 내려 주려 했지만 되지 않자 수증기로 몸을 부풀리기 위해 뾰족산을 찾아 떠난다. 별이는 센바람에 밀려 죽을 지경에 처하지만, 오히려 뾰족산 이끼 밭에 떨어지는 바람에 먹장구름이 되어 선인장을 구하게 된다. 아침이 되자 선인장 가시 끝에 별이가 남긴 마지막 물방울이 매달려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