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오니 좋구나! 문지아이들 171
유영소 지음, 오승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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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1907년, 한성에 살았던 달래가

암울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친구와 꿈을 만납니다!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발견한 달래

“아무 이유 없이 태어나는 건 없댔어. 나도 이유가 있어. 그것을 찾을 거야.”

1900년대 초 조선은 나라의 운명을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살얼음판 위에 있었다. 

일본과 러시아가 주변국을 두고 패권을 다투었고, 

조선의 운명은 임금과 백성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미 다른 나라의 손에 넘어간 듯하다. 

주권을 잃은 백성들의 암울한 삶은 말할 수 없는 탄식만 자아낼 뿐이다.

 이런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자신의 삶을 잃게 된 건 비단 어른들뿐만이 아니다. 

자의든 타의든 어른이 되어야만 했던 아이들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어둡고 긴 터널 앞에 놓여 있다.

 

『네가 오니 좋구나!』는 1907년 한성을 배경으로 이해할 수 없는 역사의 한복판에 서게 된 열두 살 달래가 

그럼에도 꿈을 놓지 않고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아이의 시선으로 따듯하게 담아냈다. 

냉혹한 현실 앞에서 선택지가 별로 없는 삶을 살아야 했던 달래가 포기하지 않고 미래를 향해,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는 모습은 안타깝고 아프다. 

갑자기 닥친 시련 앞에서도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으며 시리고 아픈 계절을 견디고 있는 달래를 지탱해 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 주는 작품이다.

 

 

 

 네가 오니 좋구나!

 

 

작가  유영소

그림  오승민

출판  문학과지성사

출간  2022.07.15.

 

 

역사의 아픈 시대에 태어나 

마음껏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달래.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달래를 보며 

더 큰 용기와 위안을 얻는다. 

 

***

꺾이지 않는 달래의 꿈

“어쩌긴 뭘 어째? 나는 여학당에 갈 거야. 꼭 갈 거야.”

꿈 많을 나이 열두 살에 달래는 남의집살이를 하기 위해 고향인 황해도 장연에서 한성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싣는다.

 철로 부역을 나갔다 돌아가신 아버지와 개가한 엄마까지 마음 붙일 데 없는 달래를 딱하게 여긴 한성댁의 주선으로 

엄마 사진이 들어 있는 작은 보퉁이 하나에 의지해 낯선 세상으로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초행길의 두려움을 애써 떨쳐 낼 수 있었던 것은 달래에게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한성에 있는 여자들 다니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꿈. 달래는 공부가 하고 싶었다.

 실낱같은 희망을 붙들고 도착한 한성 거리는 달래에게 전혀 친절하지 않다. 

달래를 신온당이라는 한약방에 데려다주기로 한 옥이네는 달래가 남자아이가 아닌 것에 실망하며 타박하지만 

달래는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다.

***

 



 

 

이해할 수 없는 사회의 모습..

하지만 달래는 그 속에서도 

새로운 우정을 나누면서 세상을 알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제 할일과 책임을 다하고 살아간다면

어떤 시대를 타고났거나,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어렵다하더라도

그 속에서 나의 길을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속에서도 좋은 인연과 기회는 만날 수 있으니까...

 

***

한성 거리를 가득 메운 조선인과 외인들과 일본인들…… 

1907년 한성에서는 어떤 일들이 펼쳐지고 있는 것일까? 

낯선 땅, 낯선 사람들, 온통 낯선 것들에 둘러싸인 채 

한약방 신온당에서 할아버지의 잔심부름을 하며 보게 된 조국의 현실은 달래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분명 임금이 있는데 일본이 제 나라처럼 구는 것과 서툰 조선말로 학교와 병원에서 일하는 파란 눈의 외인들, 

하지만 그 속에서 달래는 샘과 료코를 만나 친구가 되고, 서로 다른 처지에 놓였지만 속 깊은 우정을 나누게 된다. 

일본인과 친구가 된다는 걸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달래가 친구의 참 의미를 깨달아 가는 과정은 

진정한 친구란 무엇인지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 

 

그러한 마음은 달래 뿐만이 아닐 것이다. 

지금 전쟁 없는 현재를 살고 있어도

과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있을까. 

 

늘 내 꿈을 기억하고, 

하고 싶은 일들이 무엇인지 기억하면서

우리도 달래처럼

인생을 한 걸음씩 나아가보면 어떨까.

  

***

되고 싶은 사람, 하고 싶은 일을 찾은 달래

“조선에도 사진을 박을 줄 아는 여인이 있구나. 우리네 여자 사진사!”

생소하고 새로운 것들로 즐비한 한성 거리에서 달래는 묻지도 않고 사진을 박는 일본 사람들을 보고 

박히는 사람의 마음을 존중하고 잘 알아주는 사진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면서 고향에서 어느 사진 귀퉁이에 박힌 엄마 얼굴을 떠올린다. 

물동이를 이고 얼굴 한쪽을 찡그린 엄마, 울 것 같기도 하고 웃는 것 같기도 한 엄마의 얼굴…… 

자신이 사진에 박히는 줄 모른 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산 흔적이 고스란히 얼굴에 담긴 엄마. 

달래는 박히는 사람을 존중하고 그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는 사진.

 그 순간을 기억하게 하는 사진. 옳고 그른 사실을 알리는 사진. 누구에게든 다정하고 누구에게도 정의로운 사진. 

달래는 꼭 그런 사진을 박는 사진사가 되고 싶은 꿈을 품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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