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그림 그리기 1~2 세트 - 전2권 살아있는 교육
이호철 지음 / 보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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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나니 수십 페이지에 붙임쪽지가 붙었다. 

<자세히 보고 그리기>, <마음을 담아 그리기>는 별다른 특별한 내용이 없으면서도 이호철 선생님이 수년간 수업을 하면서 해본 노하우가 담겨 있는 실용서이다. 사람 그리기 처럼 가장 기본적인 그리기부터 시작해 선의 변화 살려 그리기, 정보가 뚜렷한 물건 그리기, 식물 관찰 그림 그리기, 유물 유적 그리기, 생활 그림 그리기, 채색 그림 그리기까지 다양한 초등학생 그리기 지도의 실제를 담고 있다. 꾸준하게 할 수 있도록 주3회 식으로 정해진 시간에 하기, 처음에는 사인펜으로 그리기로 시작하고 익숙해지면 연필 사용하기 등 작은 팁들도 많이 담겨 있다.   

 

나의 미술 수업이 왜 그간 실패했는지도 깨달았다. 

여러 번 그리기 수업을 했지만 학생들의 결과물이 처음보다 크게 달라지지 않았던 것은 지도하는 사람의 꾸준함과 믿음이 부족해서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그리기 지도를 할 때는 매주 그리기 대상을 바꾸거나 방법을 바꾸면서 한 번의 '이벤트'처럼 진행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이호철 선생님은 이십 년 가까이 그리기 지도를 하면서 잘 되든 안 되든 꾸준함이 있었다. 

더 큰 실패 요인은 학생들에 대한 믿음의 부재다. 학생들 하는 걸 보다가 내 마음이 답답해 애들 작품에 손을 대거나 계속 조언을 해대다 보면 학생들은 점점 흥미, 자신감을 잃게 된다. 이호철 선생님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걸 한 번 해봐야겠다는 마음도 들었다. 

책을 읽으며 내 수업이 실패한 이유도 알고 팁도 얻으면서 다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호철 선생님이 학생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소재, 사용하기 수월한 용구, 자세히 관찰하게 만드는 적절한 질문 등으로 살아있는 그림 수업을 해낸 걸 보면 그대로 따라해보면 내 수업도 잘 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게다가 이 책의 절반 이상이 학생들의 그림들이다. 그야말로 참고작품집 노릇도 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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