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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학교 - 제10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보름달문고 35
전성희 지음, 소윤경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1월
평점 :
별을 3개 반 정도 주고 싶은데 그게 없네. 그래서 좀 짜지만 3개 주기로 했다. 내 기대가 컸는지 몰라도 기대에 못 미치는 내용이었다.
거짓말 학교라는 제목답게 뭐가 진실인지 알려주지 않고 끝이 난다. 말 그대로 믿고 싶은대로 믿으면 될 듯한 결말이랄까. 누가 거짓말을 했는지 누가 진실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끝이 나고서 내가 뭘 잘못 이해했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이런 결말을 예상하지 못해서인 것 같다.
하지만 거짓말을 가르치는 학교 이야기는 흥미롭다. 그런데 또 한편으론 신선하지 않았다. 어차피 거짓투성이 세상에 살면서 이걸 학교에서 가르친다해서 놀랄 일도 아니지 않는가. 그게 현실이라고 생각되니 별로 놀랍지 않다. 아니 그것보다는 더 극적인 사건을 원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뭔가 알쏭달쏭해 보이는 비밀이 있는 것 같았던 거짓말 학교는 내게 실망을 줬다.
의사 아저씨는 왜 나왔는지 모르게 사라지고, 진실학 선생님은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행동만을 남겨둔 채 떠나간다. 아마 둘 중 누가 거짓이게? 이렇게 혼란을 주려고 한 모양인데 그게 그렇게 신통하게 재미있진 않았다.
교장의 제안이 좀 생뚱맞다는 느낌은 나만의 느낌일까? 난 교장이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어서 정말 인류를 구원할 멋진 거짓말쟁이를 만들려고 비밀 임무를 수행해 왔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그리고 끝나버린 이야기를 보면서 내 기대가 컸음을 깨달았다. 오히려 그런 반전이었다면 멋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말을 가르치는데 열을 올렸던 교장이 오히려 세상을 구원하려던 투사였다니!! 이런 반전을 원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진실은 저 너머에로 끝나다니...쩝. 아쉽다. (내 맘대로 그렇게 판단했는지 모르겠지만 마지막 진실학 선생님의 암호 편지도 진실을 말해준다고 장담할 순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진실이 모호하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서로 믿지 못해 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거짓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거짓을 전제로 만난 사이에서 진심을 나눈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 아닐까 싶다. 진실을 바탕으로 만나는 관계에서도 자칫 배신을 맛보는 게 인간 관계인데 거짓을 전제로 만나는 관계는 어떨지 뻔한 것 아닌가.
이 책은 조카에게 선물하려고 샀는데 나름 심오한 이야기여서 좀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거짓과 진실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정치인들의 거짓이야 너무 뻔하니 신선하지도 않았다. 읽고 나서 뭔가 빠진 듯한 이 아쉬움은 뭘까? 그걸 잘 모르겠다.
차라리 인애든 나영이든 한 아이의 시점으로 집중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왜 둘의 시점을 번갈아 썼는지 그 필요성을 모르겠다. 한 아이로 했다면 오히려 궁금증이 더 생겼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서로 의심하는 상황에서도 그렇고 이야기에 집중하기도 더 쉬웠을 것 같다.
어쩌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끝까지 누가 진실인지 모른다는 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