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나무] 서평단 알림
눈물나무 카르페디엠 16
카롤린 필립스 지음, 전은경 옮김 / 양철북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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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받아 본 서평 도서이다. 책은 가볍고 두껍지 않아서 읽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멕시코를 배경으로 하는 책은 아마 처음 읽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들의 사연이 낯설었지만 마음을 흔드는 내용이었다.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야 하는 사람들. 그들에겐 조국이 있지만 남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환영받지 못하는 그들의 불법 이민길에 흘리는 눈물을 받아 먹고 자란다는 눈물나무. 왜 그들은 그렇게 자기 나라를 떠나야만 했을까?

 어린 아이들까지 국경을 넘기 위해 죽음을 각오하지만 남의 나라 땅에 가서 사는 것이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 불법 이민자로 밝혀지면 쫓겨나게 되고, 다시 붙잡히면 감옥에 갇히게 되어 불안에 떨며 살아야 한다.

 루카와 함께 한 그 위험한 여정은 정말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았다. 단지 가난한 나라 국민이란 이유로 겪어야 하는 그 모든 일이 부조리하게 느껴졌다. 불법과 합법 사이엔 무슨 차이가 있는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란 차이가 아닐까. 돈 있는 사람은 합법적으로 국경을 넘고 이민을 가고, 없는 사람은 불법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 책은 한쪽의 입장에서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미국의 입장이나 이민자들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의 입장도 드러나 있다. 값싼 노동력 때문에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의 불만이나 국경 지대에 있는 농장을 함부로 넘어 들어와 망가뜨려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의 사연도 나온다. 그들의 마음도 이해가 갔다. 자신의 처지에 따라 생각도 달라지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루카의 사촌형 또한 그랬다. 하지만 자신은 미국 시민으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가난한 조국이나 친척들 때문에 손해보고 싶지 않았던 이기적인 마음 때문에 비극을 스스로 자초한다.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을 위한 울타리는 왜 없는 것일까? 세상의 절반은 늘 굶주리고 있으며 넘쳐나는 음식쓰레기가 골칫거리가 되는 곳도 있다. 공평하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이 공평해지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가진 사람들은 자신들을 위한 울타리만을 더 높이고 있다.

 

 

 눈물을 머금고 건너야할 국경은 우리에게도 있다. 우리 사회에도 수많은 울타리가 존재한다. 가난한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면 큰 일 날 것처럼 울타리를 치는 사람들, 권력이 무너질까 봐 비리와 부정부패로 울타리를 높이는 사람들. 그들 때문에 눈물 흘리는 이들이 바로 우리들 자신이 아닌지.

  우리나라에 돈을 벌기 위해 들어왔거나 결혼해서 온 사람들을 우린 또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일부 사람들이라곤 하지만 힘없는 그들을 학대하고 착취하지 않았는가.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하는 우리 모습도 돌아보게 하는 내용이다. 우리도 예전엔 그렇게 외국에서 돈을 벌었고, 이런 취급을 당했다는 걸 우리는 왜 쉽게 잊을까?  

 

 우리 주변에서 자라고 있을 눈물나무들이 언제쯤 사라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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