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뼘의 계절에서 배운 것
가랑비메이커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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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한 뼘의 계절에서 배운 것』을 채우는 문장들은 차분한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일까, 페이지 너머에 있는 나에게 그 문장들이 건네는 언어는 든든한 위로처럼 느껴졌다. 문장 안에 스며 있는 상황이 나의 것과 동일한 경우도 있었고, 아닌 경우도 있었다. 그렇지만 모두 결국에는 공감으로 수렴했다.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다.


특히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들은 아래와 같다.


- 못난 모습도 잘난 모습도, 가끔은 모두 계절의 몫으로 두어도 좋다.

(p.15)

- ‘당장은 가난한 계절처럼 보이는 지금도 지나고 보면 그저 반짝이던 시절처럼 남겨질 거야. 지나오기만 하면.’

글을 쓸 때면 쓰는 사람과 동시에 읽는 사람이 되지만, 목소리를 내어 문장을 읽을 때면 쓰는 나는 희미해지고 읽는 나만이 선명해진다.

(p.48-49)

- 몇 번을 곱씹어도 같은 맛과 향이 나는 장면은 없다. 몇 번이나 떠났던 여행지였어도 꺼내어 볼 때마다 새로운 세계를 만난 듯 구석구석 낯설게 음미하게 된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여행에서만큼은 어울리지 않는 말인지도 모른다. 여행에서의 반은 여행을 떠나서 마치는 순간까지, 그 나머지 반은 여행이 끝난 이후부터 영원까지가 아닐까.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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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를 직접 읽은 후에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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