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듯, 여행 - 배낭을 메고 세계여행을 하며 웨딩사진을 찍다
라라 글.사진 / 마음의숲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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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고 있는 것을 실천하기는 참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또 실천하고 나면 별거 아닌 일인데 말이다. 결혼식을 치르고 나서 30분도 안 되서 끝나는 행사인데 준비할 건 왜 그리도 많았는지 몇 달을 검색하고 발품을 팔고, 또 값은 왜 그리도 비싼지 거품인 줄 알면서도 남들도 다 하는데 안하면 서운할 것 같은 생각에 남들과 똑같은 결혼식을 올리고 말았다. 결혼 전엔 나는 다를 줄 알았는데 나도 남들과 똑같은 형식에 둘러싸인 사람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내가 생각으로만 가지고 있던 결혼식을 어려움 끝에 실천에 옮긴 인물이다. 결혼의 비용을 은반지로만 대신하고 배낭여행을 다니며 웨딩사진을 찍으며 신혼여행을 다니는 꿈만 같은 이야기를 실천한 부부. 표지에 나온 사진 한 장만으로도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나에게는 왜 이런 용기가 없었는지,,, 다시 결혼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해도 과연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아직 자신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대리만족이라도 느끼는 기분으로 부부의 여행이야기를 넘겨본다.

 

여행은 언제나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맛이 있나보다. 이 부부 역시 서로를 죽도록 사랑해서 결혼도 하고 마음이 잘 맞아 배낭을 메고 신혼여행을 떠났으나 그들에게도 고비는 찾아왔다. “너는 너, 나는 나, 이 여행 이렇게 갈라서자.” 이렇게 모진 말을 내뱉으며 남남이 되려는 순간도 찾아오기 때문이다. 기분 좋게 여행가서 싸우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여행을 가면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몸도 마음도 지치게 되니 신경이 예민해져 더욱 그럴 것이다. 이럴 때 일수록 서로에게 조금 더 배려하고 신경써줘야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 이 부부도 다시 초심으로 돌아와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나서야 다시 서로를 안고 낯선 곳에서 서로에게 좀 더 잘하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결혼 준비를 하면서 다른 것에 신경 쓰고 선택해야할 것이 너무 많아 신혼여행은 편하게 다녀오자는 생각에 패키지여행을 선택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정말 너무 바빴기 때문에 자유여행을 선택했더라면 아마 머리가 너무 복잡해졌을 것이기 때문에 후회하지는 않지만 이 부부가 여행을 다니며 마음에 드는 곳에서는 떠나고 싶을 때까지 머무를 수 있고 배우고 싶은 게 있으면 할 수 있고 해보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마음껏 해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부러워졌다. 특히 두 사람이 탱고를 배우는 모습에 지금 아이가 어려서 집 앞 헬스장 가기도 힘든 우리 부부를 보며 책 속 부부의 자유로움에 나도 언젠가는 남편과 함께 꼭 탱고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두 사람이 하는 여행은 왠지 길을 잃어도 될 것 같은, 오히려 길을 잃으면 더 재밌어질 것 같은 여행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여행이 더욱 부럽게 느껴지는 것 같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여행은 짜여 진 틀에서 계획한 곳을 모두 돌아보고 와야 만이 속이 시원한 아등바등 한 여행일 수밖에 없기에 이 책을 읽고 반성도 하고 내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왜 이렇게 여유 없이 앞 만보고 달려가려고 하는지, 한 숨 돌리고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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