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여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 - 애인, 아내, 엄마딸 그리고 나의 이야기
김진희 지음 / 이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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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와 결혼, 여자와 그림은 쉽게 연결이 되지만 결혼한 여자와 그림은 쉽게 연결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책은 이 쉽지 않은 연결고리를 가지고 시작한다. 나 역시 결혼 한 여자지만 결혼 전에 비해 책을 읽을 여유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림을 볼 수 있는 여유는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오랜만에 글만 있는 책보다 그림을 보면서 눈은 잠시 쉬며 눈을 감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도 가져보고 싶은 마음에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또한 제목에서 결혼한 여자에게 과연 어떤 그림을 보여주며 마음에 위로를 해주고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기도 했다.


  책은 친정 엄마가 권한 육아 일기 때문에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이를 키우며 시계를 볼 여유도 없이 시간에 쫓기며 하루하루 허둥지둥 보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리고 어느새 정신 차리고 보면 아이는 훌쩍 커있고 뒤쳐져 있는 것 같은 나의 모습만 남아 있을 것 같아 두려움이 있기도 하다. 이 책을 보며 아이를 키우면서도 충분히 기록을 남기고 행복한 순간들을 저장함으로써 또 다른 행복을 만들고 나의 행복을 저장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게 되었다. 서평은 책을 보며 마음에 담고 싶었던 그림 몇 장을 소개하고 싶다.



 

-부부라는 작품이다. 처음 보고 이게 그림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독특한 작품이었다. 예전 할아버지 댁에서 본 장롱 속 이불을 보는 것 같아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작품이기도 했다. 나무 기반의 이 작품은 특유의 따스함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결과 결 사이에 작가의 정성 하나 하나는 이렇게 따스하고 오래도록 눈을 뗄 수 없는 작품이 탄생하곤 한다. 한 결 한 결마다 서로 시간을 쌓아온 부부의 모습처럼 작가는 청색과 다홍색의 이불 한 채를 올려놓았다. 푸근하고 따뜻함에 잠이 잘 올 것 같다.

 

아기의 첫 애정 표현이라는 작품이다. 나의 아가가 처음 태어났을 때가 생각났다. 아가는 그저 눈을 감고 쌔근쌔근 숨을 쉬며 자고 있는데 그 모습을 몇 시간을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을 만큼 신기하고 소중했다. 지금은 한시도 가만히 있질 않을 만큼 커버렸지만, 이 그림을 보니 처음의 모습이 생각나 웃음이 지어졌다.

     


첫 슬픔이라는 작품인데 결혼 전에는 친구들도 정기적으로 만나곤 했지만 결혼 후 특히 아이를 가진 후에는 친구들을 만나기도 힘들어졌다. 아기도 어려서 밖에 나가 식당을 가는 것도 힘들고 그렇다고 돌아다니는 것은 더 힘들고; 덕분에 친구들을 만나도 집에서 만나는데 집에서도 아기를 보느라 예전만큼 친구와 수다를 나눌 수 없음에 이 그림은 그렇지 못한 나를 위로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에나 지금이나 여자들에게 마음의 짐을 덜어내는 좋은 방법은 공감대가 형성된 사람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방법이 최고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친구란 마음이 통하는 곳에는 어디든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 마음의 위안을 더해준다.

 

 

무제라는 이 작품은 흔들리는 코스모스의 모습을 보며 이리 저리 흔들리며 세월을 견뎌온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소담 소담 피어있는 모습이 닮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림을 통해 부부, 자식, 엄마라는 주제로 결국 나라는 사람의 인생을 돌아보게 해주는 작품이다. 가끔 머릿속이 복잡할 때 생각을 정리해주고 머릿속을 비워줄 수 있을 법한 작품들이 들어있어 결혼한 여자인 나에게 고마운 책 한 권이 될 것 같다.

 

* 인상 깊은 구절: 그림 속의 세상은 이렇게 아름다우니까요. ( P.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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