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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
이철환 글.그림 / 자음과모음 / 2015년 5월
평점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마음도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갔다 갈피를 잡기가 어려운 판국에 남의 마음은 어떻게 알 수 있을 것이며 그 마음은 얻는다는 것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애원이 필요할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려운 일을 하지 않고는 우리는 살아갈 수가 없을 것이다. 나 혼자만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일보다 더 힘든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였다. 이 책을 통해 사람들 관계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 가능하다면 어떤 방법이 있는지 배우고 싶어 책장을 넘겨본다.
이 책의 저자는 너무나도 유명한 [연탄길]의 저자 이철환님 이시다. 책을 다 보지 않았어도 왠지 마음이 따뜻하게 데워질 것만 같은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초반에 나온 이야기는 식당 이야기로 시작이 되는데 장사가 잘 되는 식당에 대한 궁금증으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여기서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은 ‘빵 만드는 사람이 행복해야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였다. 장사가 잘 되는 집의 식당 신발장에는 ‘손님의 신발 분실 시 저희가 책임집니다. 손님은 안심하고 맛있게 식사하세요.’ 라는 문구가 적혀있다고 한다. 이 문구를 보고 나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매번 가는 식당마다 적혀있는 신발 분실을 주의하라는 문구와 함께 식당에서는 신발 분실에 책임이 없다는 책임회피식의 문구만 보다가 신발 분실은 식당에서 책임질 테니 식사 맛있게 하라는 문구를 보니 신세계를 만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당장이라도 저자에게 식당이름을 문의해서 가서 그 식당의 음식 맛을 보고 싶은 기분마저 들었다. 신발 분실에 대한 저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이라면 그 맛 또한 일품일 것이고 위생 상태나 가격책정 또한 신뢰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아주 사소한 변화를 가지고도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 훔쳐갈 수 있는 것이구나...!
사람의 마음을 해석하는 중요한 요소로는 마음을 바라보는 자세와 풍부한 상상력, 세심히 읽어내는 감수성이라고 알려준다. 나는 이 3가지 중 한 가지라도 갖추고 있는가? 먼저 상대방에 대한 존중하는 마음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얻을 준비가 될 것 같다. 그를 무시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의 마음을 얻기는 멀리 멀리 물 건너간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상상력과 감수성을 갖추려면 책도 많이 읽고 생각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모두가 내 마음 같지가 않으니 넓고 깊은 생각주머니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중반부 내용 중 좋은 관계를 지속하고 싶다면 아주 가끔씩이라도 일부터 시간을 내서 커피라도 나눠 마시고 안부 문자라도 보내야 한다고 충고해주고 있다. 귀찮음이 많아 먼저 나서서 만나자는 이야기도 잘 하지 않고 먼저 연락하는 경우도 잘 없는 나의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 한 기분을 느꼈다. 항상 사람들을 만나면 좋은 관계로 남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지... 아니 어쩌면 나의 손과 입이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았으니 마음이 부족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저자의 충고는 나의 일상에 조금한 변화를 줄 것 같다. 앞으로는 하루에 한 번씩이라도 좋은 관계로 남고 싶은 지인들에게 안부 문자라도 한 통씩 남겨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영원한 적도 없고 영원한 친구도 없다고 한다. 지금 내가 내 마음을 온통 빼앗긴 사람이라 할지라도 나중엔 꼴도 보기 싫을 정도로 싫어질 수도 있고 지금은 같이 숨 쉬는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싫을 정도로 보기 싫은 사람이 있을 지라도 그 또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어쩌면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이로 발전하기도 한다. 사람일은 누구도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마지막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진짜 필요한 것은 내 마음을 먼저 읽는 것이었다. 내 마음도 읽지 못하는 사람이 어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화가들이 자신의 초상화를 그토록 많이 그린다고 한다. 이 깨달음은 저자가 나에게 주는 가장 좋은 답이었다. 내 마음을 제대로 읽는 순간 다른 사람의 마음은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희망까지도 선물해 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