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함께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참 세상일이라는 게 신기하다고, 전혀 신을 믿지 않을 것만 같던 사람이 신을 믿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석이가 건조하게 대답했다. 믿지 않고는 살 수 없었다고 죽은 사람이 좋은곳에 간다고 믿어야만 산 사람이 살 수 있는 거라고. 나는 그 말이 두고두고 가슴에 남았다. - P93
"우리가 아닌 사람."삐썻의 말을 끝으로 우리는 침묵했다. 맞다. 석이는 우리가 아닌 사람이다. 나는 우리가 아닌 사람을 자꾸 우리라는 이름에 가두려고 했었다. - P96
"울지 않는 사람."삐섯이 어떻게 사람이 울지 않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내가 그런 사람도 있을 거라고 했다. 혜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런 사람도 있지. 울지 않고도 아파하는 사람."석이가 그런 사람이었어."> 나도 그렇다. 울지 않고도 아파하는 사람 - P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