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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 금지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9
김선미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9월
평점 :

요절 희망자가 블로그에 남긴
소란스러운 1년의 기록 ✨️
[협찬] #다산책방 #요절금지 #김선미 #청소년소설 #비스킷
쉼 없이 흔들리는 자아를
지켜보는 나 자신의
초라하기 그지없는 1년,
그러나 그 안에 빛이 있었고.
💗📚 김선미 장편소설, 요절 금지.
살면서,
정신적 방황의 정점을 찍는 시기는
고등학생 시절이 아닐까 싶어요.
정해진 것 없고,
가진 것이 부족해 보이고,
나만 불행해 보이는 악순환의 늪.
희망을 찾기에는
더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는
고등학생 시절이잖아요.
김선미의 《요절 금지》에는
고2 지연이가 블로그에 남긴
1년 치 기록이 있습니다.
성적, 외모, 집안문제, 이성 교제 등
고2가 되자마자 예비 고3으로 불리며
성적에 일희일비하는 일상이 이어집니다.
남들과 몸매를 비교하며
움츠러들기는 무한 반복 중이며,
친구들 사이에서 무시당한 기분만
떠안고 지내고 있었어요.
'요절 희망자의 기록'으로 시작해
'요절 금지'로 내디딜 때까지
크고 작은 일에 시달리는 모습이
이어지는데요.
블로그에
상처받은 마음을 터놓기도 하고
때로는 저주도 퍼부으며
발랄한 문장으로 가득 채워 놓아요.
지연이가 국문과 지망생이라서 그런지
비유도 찰떡이고 묘사도 세세해서
읽는 내내 현실감 넘치게 다가왔습니다.
저 또한 블로거라 그런지,
지연이 속마음을 편하게 털어놓기 위해
공감은 열어두되 댓글 제한을 걸어둔
소심한 글 발행이 눈에 띄었고... ㅎ
누구 하나 공감해 주는 이 없던
지연이의 글에 공감도 눌리고
댓글도 달릴 때에는 흐뭇해지기까지!
엄살일까 과민반응일까
자학이 심한 지연이를 바라보기가
점차 힘에 부쳐 갈 즘이었어요.
온 세상이 핑크빛이 되어 버린
'연애하는 지연'의 모습은
풋풋한 십 대의 그것이라 또 예뻐 보였지요.
하지만 문제는
지연이 스스로에게 있었습니다.
늘 먼저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자신감이 없으며
주변을 비관적으로 바라보았어요.
그 덕에 친구고 남자친구고
지쳐버렸네요.
서로 잘 통한다고 생각했는데,
내 마음을 다 보여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니!
지연이가 절망감에 허우적거리며
자책의 글만 남기던 어느 날,
이제 정말 상상만 해 오던
셀프 죽음의 순간을 만들어낸 지연.
이 부분을 어떻게 그렸을지
조마조마했으나 우리 초6이 읽어도
무리가 없겠다 싶어서 안심이었어요.
엄마가 꼭 미리 읽어 보고
건네게 되는 이유.
지연은 죽음 가까이 다녀온 이후에
갱생의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알고 보니 겉으로는 티 나지 않는
고기능성 우울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없는 힘을 쥐어짜서 남들에게
괜찮아 보이는 나의 모습으로
위로받는 영혼 없는 나...!
재고 정리 대상, 체험판 인생,
유효기간 종료 임박, 복구 불가 판정 등
남들의 눈에 비친 모습만 신경 쓰며
남겨둔 자학의 카테고리들이
보기만 해도 숨통이 조이더라고요.
세상이 정해 둔
'착한 딸', '근면한 학생'의 틀을 벗어나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
눈가가 뜨거워졌답니다.
적극적인 치료, 운동, 감사 일기 등
건강한 하루 루틴이 보기 좋았어요.
불안감만 가득한 일상을
불완전하지만 점차 단단함으로
채워가는 모습에 안도했습니다.
"슬픔이 찾아오더라도
나를 완전히 집어삼키지 못하도록
마음의 브레이크를 밟고,
기쁨이 오더라도 금방 달아날까 봐
전전긍긍하지 않으면서
그 온도를 지켜내는 것. (234쪽)"
혼자 있을 때 행복해야
누구와도 진짜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
인생의 빅 이벤트로 지연이는 빨리
깨닫게 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블로그에 일기체로 썼으니
친구와 채팅하는 기분이 들었고요.
블로그를 보는듯한
페이지 구성도 재미있었어요.
좋은 작품에 생채기가 생기지 않게
오탈자 수정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전하며...
청소년의 마음을 누구보다
훤히 꿰뚫어 보는 작가님의 필력에
감탄했습니다.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