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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부탁해 - 2024년 제30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ㅣ 일공일삼 114
설상록 지음, 메 그림 / 비룡소 / 2025년 2월
평점 :
#협찬 #솔직후기

마음을 사로잡은 싱그러운 색감의 표지! 웬일인지 친구들이 동글동글 모여 앉아있네요. 웃음과 설렘이 가득한 표정과 호랑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느낌은 아니었는데요. 글쎄, 호랑이가 그 호랑이는 아니라네요?
[호랑이를 부탁해]는 제30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으로 비룡소에서 나온 장편동화입니다. 현직 초등교사이신 설상록 선생님께서 교실 안에서 이루어지는 교육과 성장에 대해 구체적이고 재미있게 그려내셨더라고요.
"사람이 달걀을 부화시킬 수 있나요?" 아이들의 엉뚱한 질문으로 교실에서 달걀을 부화시키는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아이들 손으로 부화기를 완성하고 유정란을 요리조리 돌려가며 정성껏 돌봅니다. 쑥쑥이, 호랑이 등 달걀에 이름까지 지어주며 키우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호랑이가 깨지고 맙니다.
두근두근, 사건의 그날을 파헤쳐 볼게요. 초등학교 5학년 이우주는 부화기 속 달걀이 궁금해서 아침 일찍 등교했습니다. 교실 앞에 다다르자 검은 모자를 쓴 누군가가 후다닥 뛰어나갔거든요. 교실은 물감이 터져서 흩뿌려져 있고, 부화기가 있는 교실 옆 협의실에는 호랑이가 깨져 있었습니다. 코를 찌르는 악취를 풍기며 말이죠. 그때 지수진이 등장합니다. 호랑이의 마지막 모습은 이우주와 지수진이 함께 보게 되어버렸네요. 둘의 세상은 일시정지된 듯 충격에 휩싸입니다.
검은 모자는 누구일까요? 아니 왜 그런 짓을 했을지 몹시 궁금했는데요. 애지중지 키우던 달걀이 깨져서 눈이 퉁퉁 붓도록 우는 아이, 분노하는 아이 등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아파서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임리아에게 호랑이를 보여주고 싶다는 예쁜 마음이 와장창 깨져버렸죠.
그러나 깨져버린 호랑이는 무정란으로 부화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썩고 있었다는 반전! 계속 방치했다가는 유독 가스로 다른 달걀의 부화 과정을 방해할 수도 있었답니다. 휴... 아이들은 남은 달걀 중 유정란만 선별하여 호랑이라고 부르며 잘 키우게 됩니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는 순간, 이우주와 지수진이 있었어요. 둘의 세상은 정지된 듯 환희로 가득 차죠. 이 둘에게 찾아오는 특별한 순간들은 일시정지 상태가 되어 둘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줍니다. 살포시 우정 이상의 설렘까지 느끼게 하는 이야기였어요.
교실 안 친구들이 서로 어울려서 누가 호랑이인지도 모르는 병아리들을 돌보는 과정은 엄마 미소를 짓게 만들었답니다. 우당탕탕 좌충우돌 아이들끼리 책임감을 가지고 생명을 책임지는 소중한 경험이겠지요. 우리 아이들도 이렇게 예쁜 학창 시절의 추억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병아리들이 자라서 닭의 모습을 갖추게 되니 보다 나은 환경이 필요했습니다. 호랑이 입양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어요. "호랑이를 부탁해" 홍보물과 입양 신청서를 돌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원자들이 생겨나요.

모두가 잊고 있던 한 가지, 검은 모자의 정체가 밝혀집니다. 눈물과 화해, 그리고 성장. 아이들은 병아리만 키운 것이 아니었어요. 아이들 스스로도 자라고 있었죠. 검은 모자의 사연을 들으면서 실수를 받아들이는 마음부터 대처하는 자세까지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친절한 선생님, 의욕적인 아이들 등 엄마가 궁금했던 학교의 소소한 이야기가 가득해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올해 5학년이 되는 큰아이에게 선물하고 싶어서 먼저 읽어봤어요. 계속 옆에서 물어보면서 엄청 궁금해하던데, 엄마 먼저 읽었지롱~ 모녀 사이라도 스포는 금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