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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의 후회 수집
미키 브래머 지음, 김영옥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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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슬픔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죽음은 예고가 있든 없든 너무 고통스럽다. 특히 남겨진 이들에게는 흉터처럼 남아 사라지지 않는다. 문득 문득 떠오르는 상실의 고통은 현실의 나를 자주 주저앉게 만든다. 할아버지를 잃고 난 후 임종 도우미로 살아가는 클로버는 죽음을 앞둔 이들의 마지막 말을 후회, 조언, 고백 노트로 남긴다. 홀로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떠올릴 때면 가슴이 아파 도무지 꺼내볼 수 없던 죽음에 대힌 애도, 상실의 인정을 경험한 클로버는 드디어 자신의 삶의 새로운 여정을 떠난다.

특히 후회 노트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 현재 시점에서의 후회를 적어 내려가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매일 감사한 일이 있음에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내일이 반드시 존재할 것처럼 살아간다. ’영원히‘라는 말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지금, 나는 무엇을 결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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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냄새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9
김지연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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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보를 수집할 때 어떤 인식 방식을 사용하느냐, 이것을 두고 감각형과 직관형을 나눈다. 감각형(Sensing)은 우리의 감각기관, 즉 후각, 시각, 촉각 등의 오감을 통해 정보를 획득하는 반면, 직관형(iNtuition)은 이전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세계와 지금 현재를 초월한 미래를 보고자 하고 육감 혹은 영감을 통해 정보를 수집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MBTI의 인식 기능을 나누는 기준이다. 나는 감각형 인간인데, 나이가 들수록 감각기관은 기능이 점차 약화된다(감각기관뿐 아니라 신체의 모든 기관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내가 인식하는 것은 얼마나 올바를까.


코로나에 걸린 주인공 K는 격리 기간 중 연인인 P와 함께 1박 2일의 짧은 여행을 떠난다. 자신의 의견을 강력해 피력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떠난 여행이었다. 하지만 K는 그런 사람이었다. 죽어가는 곤충 냄새가 나는 와인도 조금 투덜대며 마시고, 2시간 넘게 줄을 서 먹은 베이글도 다른 빵집과의 차이를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 '굳이 최상의 것을 찾지 않아도 손쉽게 만족했고 최고를 가져다줘도 그것을 알아보지 못(p.15)'하는 사람.

그런 그가 코로나 후유증으로 후각을 잃었다. K에게 냄새를 맡지 못한다는 건 아쉬움에 가까웠다. 하지만 어느 날부턴가 나지 않는 냄새(악취)를 맡기 시작했다. 시도 때도 없이, 사람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불쑥 냄새가 났다. 코를 막아버리거나 도망치듯 장소를 벗어나기도 했지만 좀처럼 익숙해질 수 없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연인 P에게서 악취를 맡는 순간, K는 있는 힘껏 끌어안고 만다.


'어쩌면 그러한 무던함 때문에 뭔가를 강하게 원하는 마음도 조금씩 마모된 것인지도 모르겠다(p.15)'는 구절은 K를 완벽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렸음(연인, 후각의 상실)에도 애도하지 않았던(회피) K였다. 하지만 K는 일상의 불편함(악취)을 경험하면서 그동안 보려 하지 않았던 현실을 직면하게 된다.


" 반성할 때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의, 아무런 문제가 없던 상태로 완전히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는 있으리라고. 잘못된 것들을 하나씩 고쳐나가면서 이제부터는 제대로 해낼 수 있겠다는 예감에 휩싸이기도 하는 것이다. 전과 같지는 않겠지만 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기분이 삶을 견뎌내는 힘이 되기도 한다. 때론 죄악감이 달콤한 게 느껴지는 이유였다."

- 태초의 냄새 p73


반성이라는 것은 이미 지나가버린 것에 대한 생각이다. 나는 종종 과거에 매여 상처를 들추고 이내 흉터를 남기곤 했다. 그런 패턴은 앞으로 나아가려는 나를 자주 주저앉혔다. K가 더는 그와 같은 길목에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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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작은 새
로랑 모로 지음, 박새한 옮김 / 베로니카이펙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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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색감과 붓터치가 인상적이고, 뭐니뭐니해도 임신과 출산, 육아를 경험하는 지금 나에게 너무나 감동적인 책이었다. ‘널 품에 꼭 안은 채, 나는 도무지 어쩔 줄을 몰랐’고 ‘쑥쑥 크고 있’는 너를 보면 이 시간이 아쉽게만 느껴지는 요즘. 그러니 더더욱 매일매일 신나는 하루를 보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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