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노동자들의 유형, 가게에서 직접 고용하거나, 동네배달대행업체 소속이거나, 자회사(ex. '우아한형제들')에 소속되거나 세 가지 형태가 있었다. 동네배달대행업체 소속의 경우, '배달의민족' 어플에서 '배달'을 담당하며 여러 배달을 동시에 할 수 있고, 자회사와 계약을 한 경우, '배민1'을 담당하며 한 번에 하나의 배달을 한다. 왜 '배민1' 혜택을 그렇게 많이 주는지 이해가 되었다.
배달대행업체에서 배달 1건당 3000~4000원을 주는데, 오토바이 리스비가 하루 4~5만원 하는 터라 하루 10~15건 이상은 해야 한다. 그래서 픽-배-픽-배-픽-배를 반복하며 여러 배달을 도느라 정신없이 도로를 질주한다. 그런데 한국의 교통 시스템은 이륜차에 대한 이해가 낮고, 면허 제도 또한 허술해 배달 노동자들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한다. 비나 눈이 오면 기상수당으로 500원이 더 붙는다. 하지만, 정작 다쳐서 일을 못하게 되면 리스비는 계속 나가고, 결국 마이너스가 뜨게 된다. 사고가 나서 망가진 음식들을 식당에서 배상해야 한다. 그래서 배달노동자들은 다치면 제 몸을 살피기보다 식당 사장과 배달대행업체 사장에게 전화하고, 대타 라이더에게 배달을 부탁하고, 음식 상태부터 걱정한다. 라이더들은 회사와 음식점 사장, 그리고 손님들로부터 안전운전하길 바라는 동시에 빠르게 배달해주기를 바라는 모순적인 요구를 늘 받고 있다.
배달앱을 이용하면서, 음식이 조리되어 집 앞에 도착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40~60분 정도인데 그게 길다고 느꼈었다. 배가 고프니 음식이 최대한 빨리 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앞으로는 이 시간마저 짧다고 느껴진다. 그동안에 배달노동자들이 도로 위에서 위험한 질주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그렇다고 배달을 아예 안 시키는 게 이들을 위한 것인가하면 그것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다만 이들의 근무 환경과 구조를 알게 되었고, 앞으로 사회의 제도와 사람들의 인식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배울 수 있었다. 배달 노동을 개혁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고민하는 이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