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함께 사전 아홉 살 사전
박성우 지음, 김효은 그림 / 창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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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시집 <난 빨강>의 박성우 시인이 글을 썼다. 제목에 ‘사전’이란 말을 달고 있으나, 봄기운 가득한 따듯한 동시집 느낌이다. ‘가까이하다’로 시작하여 ‘화해하다’로 마무리되는 가나다... 순서의 단어들 그리고 그것의 사전적 의미가 씌여 있다. 사전이니까. 하지만 여느 사전에서 볼 수 있는 단어 자체의 활용 예는 볼 수 없다. 하지만 그 단어가 아우르는 상황, 느낌, 생각을 담은 짧디 짧은 글을 만날 수 있다. 아주 쉬운 말로, 아홉 살 고만고만한 녀석들이 한번 쯤을 겪어 봤을 소소한 일상이 담겨있다. 앙증맞고 귀여운 그림도 쏠쏠한 재미를 안긴다. 그림을 보고 관련 단어를 짐작해보는 것도 재밌겠다. 혼자 읽는 것보다 ‘함께’ 이야기나누며 보는 책으로 좋을 듯 하다.

덜컥, 마음에 걸리는 무엇이 있다. 채인선 작가의 <나의 첫 국어사전>은 차치하더라도 최근까지 증쇄를 거듭한 <아름다운 가치 사전>과 겹쳐졌기 때문이다. 작품의 의도, 구성,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아홉 살’에 방점을 찍는다. 대상을 좀더 낮췄고 좁혔다. 해서 글과 내용을 더욱 간결하고 쉽게, 그림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만화적 캐릭터로, 판형을 작게 해 부담없이 손쉽게 들고 다니며 볼 수 있게 했다. 이것을 작품의 고유한 개성이라 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차별적 요소임엔 분명해 보인다.

9, 아홉은 불안과 설렘이 공존하는 변곡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이라 할 수 있다. <아홉 살 마음 사전> , <아홉 살 함께 사전>은 한 자리 나이의 마지막 일년을 살아내는 녀석들을 향한 힘찬 격려이자 응원의 메시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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