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플랜 - 생리 주기를 통해 원하는 삶 성취하기
미란다 그레이 지음, 강현주 옮김 / 몸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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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몸글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글입니다.


마지막 생리 날짜가 언제였는지 찾아보려 다이어리를 뒤적거렸으나- 3월 6일을 끝으로 기록이 없더라. 28일을 기준으로 역산하여 현재 주기를 추정했다. 완경(나는 '폐경'이라는 말도 마음에 든다.) 전이라 책에서 얘기하는 생리주기에 맞춰 글을 읽을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생리 주기가 규칙적이지 않아도, 갱년기라도, 심지어 피임약을 복용 중이라도 28일 플랜을 사용할 수 있다지만, 완경 뒤라면 어렵다고 본다. '생리 주기인 28일 동안 여성이 '최적의 시간'을 활용해 성취감과 의욕을 얻으며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28일 플랜 가이드'라는 글에서 낌새가 느껴진다. 여성만이 가진 생리 주기를 '라이프 코치'로 지칭한 발상은 꽤나 신선했지만, 그것을 목표 달성의 수단의 하나로 삼은 건 아닌지 의심과 우려 또한 숨길 수 없었다지. '비지니스 세계에서 여성의 방대한 능력을 활용하면 다른 경쟁자보다 한발 앞서 나갈 영감을 얻을 수 있다.'

호르몬에 의해 몸과 마음이 요동치는 생존기계에 다름 아닌 인간이지 않나. 여성만이 생리를 하니 그 주기에 따른 호르몬과 심신의 변화는 당연지사. 하지만 이렇게 납작하게 눌러버리기에는 이에 얽힌 이야기가 너무나 다채롭고 풍부해서 말이다. 간만에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도 꺼내 다시 읽었다.


월경주기를 여성적인 힘의 원천으로 찬양하면서 그 주기적인 속성과 조화를 맞추어 나간다면 월경주기에 담긴 지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월경주기의 여러 부분과 관계하면서 변하는 꿈, 창조성, 호르몬 등은 우리의 내면을 더욱 깊이있게 알 수 있도록 해준다. 서서히 이루어지는 이 과정은 개인적인 역사를 드러내고, 매일 다른 방식으로 월경주기에 대해서 생각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월경주기에 맞추어 살아가도록 하는 과정인 것이다.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5장. 월경주기 중에서-


미뤄뒀던 그래서 계속해서 가책을 느꼈던 <28일 플랜> 관련 글을 써야지 마음 먹기 전, 이른 아침 12살 딸의 여름용 브라와 함께 위생팬티도 넉넉하게 함께 주문한 걸 기억하고 말았다. 위생팬티는 예상에 없던 거였는데, 희한도 하다. 아직 생리를 시작하진 않았지만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책에 따르면 나의 주기는 현재 '창의적 단계 21일차' 혹은 '창의적 단계 22일차'로 여겨진다. 참고로 창의적 단계는, 생리 전 : 생리 시작 후 21~27일이다.

창의적 단계가 진행될 수록 잠재의식이 강해지면서 내면세계의 영향력이 커집니다. 따라서 영감이 샘솟고 해결하지 못했거나 시급한 감정적 문제를 발견하게 되죠. 또한 행동을 취하고, 변화를 일으키고, 일을 '올바르게' 처리하고, 무언가를 창조하려는 강한 추진력을 느낍니다. 하지만 체력과 집중력이 약해지다보니 좌절감, 분노, 짜증이 늘어납니다. (60쪽)

저자는 생리 주기를 '역동적 단계-표현적 단계-창의적 단계-성찰적 단계'로 나뉘고 각 단계에서 나타나는 능력과 잘 작동하지 않는 것, 주의해야 할 점은 물론 그에 따른 신체적·감정적· 업무적 전략, 목표 달성을 위한 행동, 도전과제까지 망라하여 다루고 있다. 생리 주기에 따른 신체 증상, 감정, 정신 상태를 면밀하게 살피면서 28일 플랜 활용법에 대해 친절하게 안내한다.

생리 주기에 따라 살아가보세요. 모든 주기는 성장과 발전, 치유와 자기 발견, 재능 발휘와 목표 실현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주기에 맞춰 지내다 보면 삶을 펼쳐갈 새로운 능력과 선택권을 얻게 됩니다.

고백컨대, 마지막까지 <28일 플랜>이 여성만의 생리 주기를 활용한 여성만을 위한 자기 계발서로만 감각되어 불편했다. 굵직하고도 묵직한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라는 정도가 아닌 <28일 플랜>이라는 빠르고 쉬운 지름길을 걷는 듯한 느낌이었다면- 지나칠까.


월경의 지혜를 회복한다는 것은 월경의 경험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는 보다 새롭고 긍정적인 방식을 우리 자신과 우리 딸들, 그리고 남자들의 마음속에 만들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5장. 월경주기 중에서-


이 글에서 크게 한 방 맞았다. 맞다. 말 그대로다. 책 <28일 플랜>은 월경의 지혜를 회복하고자 하는 '새롭고 긍정적인 방식'인 것이다. 우리가 피를 흘리는 시간, 우리가 힘을 가지는 시간, 지구상의 모든 여성과 연결되는 그 시간을 어떻게 축복할 수 있을까.

28일 플랜으로 생리 주기가 잠재력이 되는 매력적인 한 달을 보내보자!

뱀발.

나처럼 자신의 현재 생리 주기에 맞는 부분만 골라 읽거나, 한 달동안 자신의 몸과 마음의 변화를 관찰하며 찬찬히 읽어보는 것도 물론 좋겠다만- 이왕이면 생리주기가 다양한 여성 여럿이 한데 모여 읽고 나눌 수 있다면 더욱 다채롭고 흥미로운 모임이 만들어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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