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10대의 뇌>를 워낙 흥미롭게 읽은 터라, 청소년 외계인설은 마땅하고 당연한 합리적 의심일 수 있구나 나름 결론을 지었다. 녀석의 말과 행동은 왠만하면 그렇구나 넘어가게 된 경지에 다다른 것. 해서 이제는 녀석과 회화가 아닌 대화를 나눴으면 해서 이 책에서 실질적 방법을 다룬 3부, ‘청소년과의 대화는 달라야 한다’ 를 좀 더 주의깊게 살폈다. ‘청소년과의 아주 특별한 5단계 대화법’을 소개한다. 대화법이라 하지만, 사실상 부모 행동 요령에 가깝다. 결국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부모 책임론’을 강조하는 셈인데, 이는 책 전체를 관통한다. 전에 읽은, 심지어 제목도 비슷한, 책 <아이가 방문을 닫기 시작했습니다>가 주는 메시지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부모의 내면 아이 운운하는 심리적 접근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부모의 책임을 묻고 결국 부모가 변해야 한다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이같은 맥락의 책들은 이제 좀 불편하다. 어느 책이나 온통 엄마만 있다. 유아기는 물론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의 몸과 마음을 돌보고 살피는 일은 정녕 엄마만의 몫일까. 엄마로서 자신의 자격을 의심케 하고, 죄책감에 휩싸이게 하는, 이러려고 엄마가 되었나 자괴감이 들어 오래전 읽기를 중단한 기존의 고만고만한 (영유아대상) 육아서와 이 책은 크게 다르지 않다.해서 관점을 살짝 틀기로 했다. 어른으로서 마땅히 지녀야 할 소양 혹은 에티켓으로 확장해, 내게 맞춤인 것들을 골라 받아들이면 될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