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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의 여름
이윤희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평점 :
말랑말랑 간질간질 두근두근 콩닥콩닥 연애 이야기. 만화 <열세 살의 여름>을 읽고, 동화 <사랑이 훅!>을 바로 이어 읽었다. 그러나저러나 <사랑이 훅!>이 이렇게 훅! 치고 들어올 줄이야. 예전엔 그냥 휙!지나가 버리고 말았는데.
아이들의 연애 이야기다. 그렇다고(?) 그저 풋풋하고 싱그러운 허나 못내 싱거울 거라는 생각을 했다면 옳지 않소! 퍽이나 민망하나, 솔직히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그들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었던 나다. 녀석들이 건낸 ‘사랑의 인사’에 온 마음을 다해 응답한 듯.
<열세 살의 여름>의 해원, 진아, 산호, 우진, 려원.
<사랑이 훅!>의 박담, 신지은, 엄선정, 김호태.
초롱초록한 풋사과같은 친구들! 이들의 ‘진짜’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새침한 질투, 철없어 보이지만 애틋하기만 한 짝사랑, 삼각관계, 우정과 연애 감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녀석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네 마음속을 괴롭히는 게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마. 그 마음하고 막 싸우고 왜 그런지 물어보고 따져 보고. 그래야 네가 거기서 배우게 될 거야.”
<열세 살의 여름>, 340~341쪽
좋아하는 마음은 어떤 건지, 도대체 사랑은 어떻게 시작되는 것인지, 사랑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사랑을 통해 무엇을 배우게 되는지... 저마다의 답을 발견하면서 가만가만 자라나 어엿한 어른이 되겠지.
그 시절, 나는 어땠더라? 퍽이나 민망하나 자연스럽게 떠오른 질문. 이내 쿡 웃음이 터졌고, 그 녀석의 안부가 문득 궁금해졌다. 어설프고 서툴기 짝이 없었지만, 참으로 아릿하고 달콤했구나 싶다. 사랑을 통해 성장했다는 작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나는 그 시간들을 지나왔구나. 자라고 자라나 이렇게 어른이 된 지금, 그때 꼭 나만했던 아들을 두었구나. 고개를 돌려 아들의 닫힌 방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아들아, 오래도록 잊지 못할 첫 이야기를 지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