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임말로 대화하는 아이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바꾼다는 뻔한 명제를 생생한 현실로 증명해 낸 책을 읽었습니다. 김희영 작가의 <높임말로 대화하는 아이들>인데요. 여럿이 모인 집단, 특히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이 있는 공간은 종종 통제가 어렵고 감정이 부딪히기 마련이죠. 저 역시 일상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하고 소통하며 관계의 어려움을 겪곤 하는데, 이 책은 오직 '높임말' 하나로 공간의 공기를 완전히 바꿔놓은 10년의 기록을 담고 있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아이들이 존댓말을 쓰고나니 단순히 말투만 예뻐진 게 아니라 아이들의 태도와 자존감 자체가 확연히 달라졌다는 점이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친구가 우울해할 때 "슬픔 씨, 다음에 잘하면 돼요"라며 위로를 건네는 에피소드나, 발표를 무서워하던 '두려움 씨'가 친구들의 깍듯한 경청과 응원 덕분에 '당당 씨'로 변모하는 과정이 참 인상적이더라구요. 누군가 나를 'OO 씨'라고 정중하게 대우해 줄 때 느껴지는 존중감이 한 사람에게 얼마나 큰 심리적 안전망이 되는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시선을 끌었던 부분은 훈육에 관한 내용이었어요. 보통 누군가의 잘못을 지적하고 통제하려면 목소리가 커지기 십상인데, 이 교실에서는 굳이 소리를 지를 필요가 없더라구요. 선생님의 싸늘한 눈빛에서 시작해 결국 평어(반말)를 쓰는 것 자체가 가장 무서운 경고가 된다는 대목은 꽤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늘 존중받던 아이들에게 존칭이 빠진 "OO야"라는 부름은 그 어떤 체벌보다 무겁게 다가간다는 사실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강압적인 규율보다 서로를 향한 기본적인 예의가 훨씬 더 강력하고 자발적인 질서가 된다는 걸 보여주더라구요. 비단 초등학교 교실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가정이나 직장, 어떤 형태의 집단이든 우리가 서로를 어떤 언어로 대하느냐가 결국 그 관계의 품격을 결정하니까요. 말씨 하나로 서로를 특별하게 만들어낸 이 기록은, 타인과의 더 나은 소통 방식을 고민하는 어른들에게도 꽤 실용적인생각거리를 던져주는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나의 언어 습관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가볍게 한 번쯤 읽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