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정치사회 고발적 성격이 짙은 황지우 시인의 대표작이며 같은 제목인 시집의 표제작이다.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의 시집에는 서민들의 고단한 삶을 표현한 '신림동 바닥에서' 등의 여러 단편시가 수록되어있는데 가장 유명한 표제작만 언급을 하고자 한다.
나는 어렸을 적 (학교 수업의 일환이었긴 하지만) 시를 열심히 외웠던 적이 있다. 요즘은 시에 대한 관심도 적어지고 암기력도 예전만 못해 시를 외우진 않지만 아직도 기억나는 시가 많이 있다. 문학과 지성사에서 나온 시들 중에서 마이페이퍼에 글을 쓰려고 하는데 이왕이면 내가 외웠던 시들 중에서 생각나는 것을 적고 싶었다. 어떤 시들이 있나 검색을 하다가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이 황지우 시인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이었다.
사실 황지우 시인의 이 시를 중학교 시절 처음 봤었는데, 그때는 시의 내용이 나에게 전혀 와닿지 않았었다. 아마도 내가 태어나기 몇 해 전인 전두환 정권시절이라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시대를 배경으로 이 시가 쓰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약 10여 년간은 대한민국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나도 사회에 대한 관심이 생기며 변화가 있었다. 그래서 어른이 되어 우연히 이 시를 읽을 때마다 어렸을 적 느끼지 못했던 수많은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다. 극장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의 갑갑함과 새들을 보면서 현실을 탈출하고픈 욕망, 그리고 애국가가 끝나면서 자리에 앉으면서 느끼는 좌절감...
이러한 현실을 매일 겪으면서도 계속해서 저항했던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존경을 느끼며 다시는 이런 시가 쓰이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희망을 가지고 이 글을 마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