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week& Leisure] 4월 가족 나들이 명소 3곳

▶ 4월 하순의 개심사

문득 버스 창밖을 보니 이제 막 망울을 터뜨린 꽃들이 눈에 들어온다.
미처 모르던 사이 가로수엔 푸른 싹도 돋았다. 3월 꽃샘추위에 봄이 온 줄 몰랐는데 벌써 4월이다.
봄을 맞으러 가야겠다. 가만히 앉아 기다리기보단 먼저 그녀를 찾아 나서야겠다.
지금쯤 아직 무르익지 않은 봄이 남쪽 어느 고을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추천한 '4월에 가볼 만한 곳' 세곳을 소개한다.

*** 벚꽃 사태 서산 개심사

백제문화의 자취를 깊이 간직한 서산. 서해와 맞닿은 이곳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벚꽃들이 1400여년 전 망해버린 고대왕국의 애환을 느끼게 한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나들목을 빠져 나와 먼저 운산면 용현리 서산 마애삼존불상을 찾아가 보자. 국보 48호의 이 화강암 불상은 얼굴 가득 자애로운 백제인의 미소가 트레이드 마크. 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달라보이는 웃음은 신비로움 그 자체다.

해미읍성 방면 647번 지방도를 타고 가다 보면 이국적인 드넓은 목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1969년 만들어진 농협중앙회 가축개량사업소. 해마다 4월 중순이면 벚꽃이 만개해 푸른 잔디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한우떼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해미로 가는 도중에 있는 개심사(開心寺)도 벚꽃을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서산시 해미면 읍내리의 해미읍성은 평지에 쌓은 석성이다. 서해 방어의 중책을 담당하며 500년간 풍파에 시달렸지만 원형이 잘 보존됐다. 1866년 병인박해 때는 천주교 신자 1000여명이 이곳에서 처형됐다. 성 안엔 순교자들의 목을 매달았던 '호야나무'가 남아 있으며 5월 초엔 당시 상황을 재현하는 역사체험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 푸근한 절집 팔공산 동화사

차창을 간지르는 벚꽃 잎, 그 속에서 살짝 모습을 드러내는 오랜 사찰들. 절정의 봄기운을 느끼며 사찰 답사를 함께할 수 있는 곳, 바로 대구 팔공산이다.

대구 북동쪽을 감싸고 있는 팔공산은 주봉인 비로봉, 좌우의 동봉.서봉 사이 골짜기마다 천년고찰과 탑.마애불이 퍼져 있다. 그 중에서도 상춘객의 발걸음을 가장 많이 붙잡는 곳은 동화사(桐華寺). 창건 당시 명칭은 다른 이름이었으나 832년 중창할 때 오동나무꽃이 상서롭게 핀다 하여 동화사란 이름을 갖게 됐다.절 안엔 국내 최대 규모인 통일약사여래대불(높이 약 33m)이 있다.

도로를 따라 파계사(把溪寺).부인사(符仁寺)가 이어진다. 부인사에서 동화사 사이에 있는 수태골 입구를 따라 들어가면 들꽃이 만발한 속에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 배꽃 내음 가득한 나주

4월 먼산에서 바라본 나주 일대는 온통 새하얀 배꽃 천지다. 2900ha에 이르는 배밭이 13번.23번 국도를 낀 세지면.봉황면 일대에 퍼져 있다. 배꽃 나들이는 광주에서 오는 1번국도 상에 있는 나주 배박물관이 출발점이다. 배에 관한 과학적 정보와 과수원 전경 미니어처 등 볼거리가 많다.

영산포 영산강변의 유채꽃밭 역시 나주의 자랑이다. 이 근처엔 유일한 내륙하천 등대로 1915년 설치된 영산포 등대가 있다.

동쪽 남평에서 지석천을 따라 나주호를 거쳐 덕룡산까지 이어지는 벚꽃길도 추천 드라이브 코스다. 인공호수인 나주호에선 잉어.붕어 낚시도 즐길 수 있다.

자료제공 : 중앙일보 김필규 기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황세희의 남자 읽기] "여보, 사실은 나 힘들어"

아내에게 나의 나약함을 보여줘도 될까. 만일 그러면 나를 하찮게 여기는 것은 아닐까. 결혼생활 20년째인 P씨(48)는 삶이 힘들고 지칠 때마다 아내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아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자신이 없어 번번이 생각에만 그친다.

P씨는 막연히 인생이란 게 수월하지만은 않을 거란 생각은 했다.하지만 요 몇년간은 삶에 짓눌려 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다.

졸업 후 그는 괜찮은 회사에 취직이 돼 비교적 평탄한 월급쟁이 생활을 했다. 직장에서 만난 아내 역시 살림살이와 애 키우는 일에 재미를 붙이고 사는 보통의 전업주부다.

이렇듯 무난한 가정을 꾸려오던 그가 삶이 고달파지기 시작한 것은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면서부터다. 세계화.정보화 시대는 뭔가 특별한 재주가 있는 사람만 찾는 분위기다. 게다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자신 같은 간부사원은 상시 구조조정 대상이 돼버린 것이다.

돌이켜 봐도 그간 직장에서 딱히 잘못한 일은 없는 것 같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은 묵묵히 했으며 상사의 불쾌한 억지도 그냥그냥 받아넘겼다.

하지만 몇년 전부터는 회사에서 늘 겉돌고 밀리는 느낌이다. 실제 2년 전 지금의 자(子)회사로 밀려(?)오지 않았던가. 물론 지금의 자리도 불안하다. 올 겨울 독감에 걸려 온몸이 쑤시고 아팠을 때도 결근은커녕 퇴근시간까지 자리 한번 못 비웠다. 요즘 상사는 물론 부하직원 눈치까지 보며 산다. 이토록 자신은 힘겹게 지내지만 집에 돌아와 보면 아내는 늘 무사태평이다. 자신이 언제까지 건강한 몸으로 처자식을 부양하리란 굳건한 믿음이 있는 것 같다.

P씨는 외롭다.체력도 떨어지고 사회적 위치도 불안한데 어느 날 모든 것을 잃을지 모른다는 이 상실감을 혼자서만 감내해야 한다.

P씨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벅찬 삶을 꾸려가는 이 시대 보통의 중년 아버지를 대변한다. 해방 후 모두 다 가난했기에 가족들 끼니 걱정만 안 시켜도 아버지들은 집안에서 가장 대접을 한껏 받고 살았다.

반면 지금의 수많은 중년 가장들은 가족을 '잘'부양해야 한다는 짐을 진 채 사오정 대열에 끼이지 않으려고 벅찬 하루하루를 보낸다. 이럴 땐 가정이라도 안식처가 돼야 하는데, 아내는 남편을 신경 써서 챙겨줄 마음도 별로 없어 보인다. 독감을 앓을 때조차 아내는 '나이 들더니 남들 앓는 병은 다 앓고 지나간다'며 핀잔을 주지 않았던가.

이런 상황에선 가장인 당신이 힘든 상황을 아내와 나누면서 극복해야 한다.

우선 아내에게 당신의 지치고 힘든 심정을 솔직히 털어놓자. 그래서 당연시하던 당신의 노고에 대해 아내가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일깨워야 한다. 그래야 아내는 가정을 지키는 일원으로 제 역할을 찾아 노력할 것이다.또 아내에게도 당신이 몸져눕거나 실직이 현실로 닥쳤을 때를 대비할 수 있도록 인식시켜야 한다.

부부는 사랑만을 나누는 연인이 아니다. 힘들 때 함께 손잡고 역경을 헤쳐나가야 하는 인생의 동반자 아닌가.

자료제공 : 중앙일보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2004.03.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남자 읽기] 맨날 집 비우는 아내

아내에게 가정 일에만 충실하란 말은 무리한 요구일까. 직장생활 20년째, 결혼생활 18년째인 K씨(46). 정년이 보장되는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명예욕과 일 욕심이 많아 그동안 늘 일에 파묻혀 지냈던 것 같다. 자연 집안 살림과 자녀 양육은 전업주부인 아내 몫이었는데 다행히 괜찮은 집도 장만했고 아이들도 무난히 자라고 있다.

이처럼 일에서의 성공을 인생의 목표로 살던 K씨지만 중년에 접어들자 일보다는 가족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름 전엔 급기야 '앞으로는 가급적 일찍 귀가해 아내와 오붓한 저녁식사라도 하리라'는 결심을 했다. 물론 그에겐 자신의 변화를 아내가 기뻐하리란 확신이 있었다.

다음날 오후 퇴근시간까지 일을 대충 마무리한 그는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을 반길 줄 알았던 아내는 집에 없었다. 아내는 2시간 이상 기다린 후에야 나타났는데 자신을 보더니 미안해 하는 기색 하나 없이 "웬일이냐?"고 묻는 게 아닌가.

K씨는 기다림과 배고픔에 지쳐 슬그머니 화가 났지만 그래도 웃으며 "앞으로는 가급적 집에서 저녁을 먹으려 한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자 아내는 대뜸 "그 나이 되니까 저녁 때 갈 데도 마땅찮은 모양"이라고 내뱉는 게 아닌가. K씨는 순간 무안하고 불쾌한 마음이 들어 밥 차려달란 말도 안하고 TV 채널만 연신 돌려댔다.

그날 이후 K씨는 하루 한 번씩은 집으로 전화를 했는데 아내가 전화를 받는 날은 드물었다.

알고 보니 아내는 매일같이 친구.언니.이웃 등과 어울려 쇼핑도 하고 애들 학원이나 부동산 정보를 주고 받느라 자신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었다.

K씨는 아내의 행동이 못마땅하다. 솔직히 그처럼 바쁜 일과를 보낸들, 큰 돈을 버는 것도 아니요, 아이들이 특출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먼저 K씨는 아내를 원망하기 전에 그간 일 때문에 아내에게 무심했던 자신의 태도를 돌아봐야 한다. 또 아내도 하루 생활을 자신에게 편리한 방향으로 관리.운용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중앙식 난방과 가전제품이 보편화 된 요즈음 주부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가사노동량이 현저하게 줄었다. 주부의 발목을 잡는 자녀 양육 부담도 아이들 성장과 함께 가벼워지게 마련이다. 특히 K씨집처럼 아이들은 방과후 학원으로 직행하고 남편마저 밤 늦은 퇴근이 일상화된 가정에선 전업주부도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활용하고 주변사람과의 사회활동을 찾게 마련이다.

이렇게 1년, 2년 세월이 흐르다 보면 결혼 10년차 이상된 주부들에게는 남편이 회사 생활을 하듯, 자신의 하루,1주일, 한 달 일과가 어느 정도 정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K씨처럼 예고없이 불쑥 저녁 때 나타난 남편의 존재는 자신의 생활을 침범하는 불청객(?)의 방문처럼 느껴질 수 있다.

아내의 상황을 헤아린 뒤엔 아내의 현재 삶을 지탱하는 근간에는 남편인 자신의 존재가 있다는 사실도 부드럽게 아내에게 일깨워 줘야 한다. 그런 뒤 이제부터라도 서로의 존재가 즐거울 수 있는 소재를 하나씩 찾아야 한다. 부부간 애정도 결혼의 언약에 의해 당위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손잡고 만들어가야 하지 않은가. 오늘 오후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둘만의 저녁 외식을 제안해 보자.

자료제공 : 중앙일보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2004.04.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남자 읽기] 맨날 집 비우는 아내

아내에게 가정 일에만 충실하란 말은 무리한 요구일까. 직장생활 20년째, 결혼생활 18년째인 K씨(46). 정년이 보장되는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명예욕과 일 욕심이 많아 그동안 늘 일에 파묻혀 지냈던 것 같다. 자연 집안 살림과 자녀 양육은 전업주부인 아내 몫이었는데 다행히 괜찮은 집도 장만했고 아이들도 무난히 자라고 있다.

이처럼 일에서의 성공을 인생의 목표로 살던 K씨지만 중년에 접어들자 일보다는 가족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름 전엔 급기야 '앞으로는 가급적 일찍 귀가해 아내와 오붓한 저녁식사라도 하리라'는 결심을 했다. 물론 그에겐 자신의 변화를 아내가 기뻐하리란 확신이 있었다.

다음날 오후 퇴근시간까지 일을 대충 마무리한 그는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을 반길 줄 알았던 아내는 집에 없었다. 아내는 2시간 이상 기다린 후에야 나타났는데 자신을 보더니 미안해 하는 기색 하나 없이 "웬일이냐?"고 묻는 게 아닌가.

K씨는 기다림과 배고픔에 지쳐 슬그머니 화가 났지만 그래도 웃으며 "앞으로는 가급적 집에서 저녁을 먹으려 한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자 아내는 대뜸 "그 나이 되니까 저녁 때 갈 데도 마땅찮은 모양"이라고 내뱉는 게 아닌가. K씨는 순간 무안하고 불쾌한 마음이 들어 밥 차려달란 말도 안하고 TV 채널만 연신 돌려댔다.

그날 이후 K씨는 하루 한 번씩은 집으로 전화를 했는데 아내가 전화를 받는 날은 드물었다.

알고 보니 아내는 매일같이 친구.언니.이웃 등과 어울려 쇼핑도 하고 애들 학원이나 부동산 정보를 주고 받느라 자신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었다.

K씨는 아내의 행동이 못마땅하다. 솔직히 그처럼 바쁜 일과를 보낸들, 큰 돈을 버는 것도 아니요, 아이들이 특출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먼저 K씨는 아내를 원망하기 전에 그간 일 때문에 아내에게 무심했던 자신의 태도를 돌아봐야 한다. 또 아내도 하루 생활을 자신에게 편리한 방향으로 관리.운용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중앙식 난방과 가전제품이 보편화 된 요즈음 주부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가사노동량이 현저하게 줄었다. 주부의 발목을 잡는 자녀 양육 부담도 아이들 성장과 함께 가벼워지게 마련이다. 특히 K씨집처럼 아이들은 방과후 학원으로 직행하고 남편마저 밤 늦은 퇴근이 일상화된 가정에선 전업주부도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활용하고 주변사람과의 사회활동을 찾게 마련이다.

이렇게 1년, 2년 세월이 흐르다 보면 결혼 10년차 이상된 주부들에게는 남편이 회사 생활을 하듯, 자신의 하루,1주일, 한 달 일과가 어느 정도 정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K씨처럼 예고없이 불쑥 저녁 때 나타난 남편의 존재는 자신의 생활을 침범하는 불청객(?)의 방문처럼 느껴질 수 있다.

아내의 상황을 헤아린 뒤엔 아내의 현재 삶을 지탱하는 근간에는 남편인 자신의 존재가 있다는 사실도 부드럽게 아내에게 일깨워 줘야 한다. 그런 뒤 이제부터라도 서로의 존재가 즐거울 수 있는 소재를 하나씩 찾아야 한다. 부부간 애정도 결혼의 언약에 의해 당위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손잡고 만들어가야 하지 않은가. 오늘 오후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둘만의 저녁 외식을 제안해 보자.

자료제공 : 중앙일보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2004.04.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아래 글은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http://www.hakdo.net) 공동대표이신 김종성(계명대교수)님의 글입니다.



진정한 독서문화의 발전을 가로막는 ‘한국 독서능력 검정시험’을 반대한다.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이 주최하고 한국 독서능력 평가원이 주관하여 4월 17일 실시할 예정인 ‘한국 독서능력 검정시험’을 크게 우려한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 계획은 많은 오류를 가지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우리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기여를 하지 못하고 오히려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소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이에 몇 가지 문제를 지적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언해 본다.




[‘한국 독서능력 검정시험’의 문제]




1. 독서능력 시험은 입시위주 교육의 풍조를 부채질한다.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병폐는 초중등 교육이 대학입시라는 지상과제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였다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독서능력 시험을 시행하여 학생의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로 활용하고 대학입시에 참고하도록 한다면 결과적으로 입시위주 교육의 분위기를 자극하고 확대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독서 습관을 갖는 것은 평생 교육의 방법이며 전략으로서, 나아가 일생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는 방법으로서 강조되고 권장되어야 하는 것이지 입시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2. 암기 위주의 독서는 진정한 독서의 의미를 가로막는다.

계획에 따르면 이 시험은 기본적으로 가장 단순한 지적 능력인 암기능력을 테스트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책에 나오는 줄거리, 등장인물, 시대적․공간적 배경, 특기사항 등을 중심으로 객관식 유형 위주의 문제를 출제하겠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취지는 책 읽기를 또 하나의 암기과목으로 전락하게 하여 진정한 독서의 즐거움과 가치를 차단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획일적인 암기 독서는 타율적이며 강제적인 독서습관을 만들어 왜곡된 독서문화를 만들게 될 것이다.




3. 독서능력은 획일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

받아쓰기 시험과 같이 단순한 글자 사용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면 독서능력을 평가하겠다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생각이다. 독서가 단순히 문자를 해독하는 행위나 데이터를 암기하는 행위가 아니라 감성과 지성이 통합적으로 활동하여 내면의 성숙을 지향하는 활동이라고 한다면 단편적인 방법으로 독서능력을 측정하겠다는 것은 인간의 내면을 자로 재어 등급을 매기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것이야말로 비교육적이며 비인간적인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4. 독서를 매개로 한 교육상업주의를 경계한다.

전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의 획일적 독서능력 시험은 독서를 매개로 하여 상업적인 전략과 의도가 교육에 침투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독서가 내신성적과 대학입시에 도움이 된다는 분위기 속에서 독서 산업이 크게 팽창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경향은 독서의 기능화, 수단화를 부채질하여 건강한 출판문화와 독서문화를 저해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마당에 독서능력 검증시험을 시행하게 되면 공공의 영역에서까지도 독서를 비즈니스 대상으로 삼는 것이 되며, 나아가 상업적인 논리가 교육의 논리를 압도해 버리는 교육상업주의를 팽배하게 할 것이다.




5. 도서목록을 매개로 한 독서권력집단화를 경계한다.

권장도서목록은 독자에게 묘한 권위와 함께 수용된다. 특히 독자가 주체적이고 성숙한 독서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 심각해진다. 그래서 그것이 가지는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능력 검정시험을 위한 도서목록이 권력화 될 수 있다는 데에 심각한 우려를 갖게 한다. 이러한 문제는 결과적으로 이 시험을 주관하거나 주최하는 집단이 권력화 되는 것을 의미하며, 그것은 나아가 건전한 출판문화와 독서문화를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진정한 독서문화 창달을 위한 제언]


1. 독서는 기능이 아니라 문화로 접근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독서교육을 지나치게 기능과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기술과 방법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그러나 독서는 몇 가지 기술을 익히고 방법을 습득하는 것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환경과 문화로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독서 기술과 방법을 가르치는 것보다 독서 환경과 문화를 조성해주고 제공해 주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며 바람직한 독서교육이라는 것이다. 교육행정당국과 학교당국, 그리고 학부모와 교사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환경과 문화를 만들어 주는 일에 행정력과 예산을 모아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독서문화를 확립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2. 학교도서관을 활성화하는 일이 독서능력 신장의 지름길이다.

학교 현장에는 학교도서관이라는 전통적이며 효과적인 독서지원 기관이 존재한다. 학교도서관이 정상화되면 손쉽게 안정적인 독서기반을 확보하게 되어, 독서능력이 신장되고 다양한 교육적 성과를 얻게 된다. 새로운 방법을 통해 독서교육 문제를 해결하고 학습능력을 신장하기 위해 에너지를 투입하기보다는 기존의 시설과 제도를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 독서환경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이라 생각한다. 학교도서관에 전문 인력을 배치하고, 자료를 확충하며 시설과 장비를 개선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이며 바람직한 독서문화 강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3. 교사와 교육관료의 책읽기 운동을 먼저 전개하라.

학생에게 책을 읽히기 위해 무리한 시도를 하는 것보다 교사와 교육관료가 책 읽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책 읽는 부모에게 책 읽는 자녀가 나고, 책 읽는 교사에게 책 읽는 학생이 난다. 그런데 교사와 교육관료들은 책을 읽지 않으면서 학생들에게 책을 읽히려고 한다. 어른들은 책을 읽지 않으면서 아이들은 책을 읽으라고 한다. 그것은 가장 비교육적인 방법이다. 진정한 독서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육관료와 학교 경영자, 그리고 교사가 먼저 책을 읽어야 하며 책 읽는 여건을 만들어 가야 한다. 죄 없는 아이들을 시험으로 잡아서 어떻게 해 보겠다는 발상은 이제 그만할 때가 된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