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선악의 정확한 경계를 긋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능력이 있는가? 범죄자는 태어나는 걸까. 만들어지는 걸까.이 작품은 1963년도에 일본에서 실제 일어난 요시노부 유괴 사건을 바탕으로 쓰였다. 오래전 일이지만 일본을 전역을 들썩이게 만든 큰 사건이었다. 당시 실화 속 아이를 잃은 부모와 유괴한 범인 그리고 그를 쫓는 경찰관들의 고충이 그대로 표현된다. 소설은 세 인물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이야기된다.-오치아이 마사오. 평범하고 사명감 있는 형사 결혼하여 아들 하나를 두었고 교외의 조그만 아파트에서 소박하게 살고 있다.-우노 간지. 계부로부터 폭행을 당하며 살았다. 심지어 자해 공갈에 이용되어 그 과정에서 뇌에 장애가 생겨 주위로부터 바보라며 조롱당하고 있다.-마치이 미키코. 도쿄 산야 거리에서 간이 숙박소를 운영하는 어미니 일을 돕고 있는 귀화한 재일조선인이다. 쓰레기와 땀과 술 냄새로 충만한 노동자의 거리 산야를 떠나는 게 꿈이다. 각자의 시점 모두 작가의 중립 속에 머무르고 독자는 모두의 입장을 헤아리며 읽게 된다. 성장 과정에서 겪은 학대와 상처는 안타깝고 슬프지만 그렇다고 이 끔찍한 범죄의 면죄부는 될 수 없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죽인 자는 이유를 만들어 낼 뿐이다. ‘죄인’에서 ‘죄’만 분리 해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