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다 괜찮아질 겁니다 - 삶의 벼랑 끝에서 침묵을 택한 어느 은둔자의 이야기
피코 아이어 지음, 최지숙 옮김 / 서사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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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버렸을 때

사람들은 종종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어한다.



나도 힘든 순간들이 찾아오면 꽤 자주 그랬다.

피코 아이어의 경우 어쩔 수 없이

떠난 것에서 시작했다.


그는 갑자기 집에 큰 화재가 나서 삶에서 쌓아온

많은 것이 무너지고 말았다.


잘곳이 없어서 남의 집 바닥에 자던 그를

안타깝게 여긴 친구는 한 수도회에서 지낼 수 있도록

안내했다. 재산을 몽땅 잃은 그에게 하루 30달러에 꽤나 쾌적하게 지낼 수 있는 수도원은 최적의 선택이었다.



그는 이렇게 많은 물건과 재산, 추억을 지닌 것들을

잃고 모든 것이 단순한 그곳에서 이렇게 생각한다.



이 얼마나 단순하고도 명쾌한 변화인가.



p.23

어제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세상의 중심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이 내 마음의 중심에 자리 잡은 느낌이었다.



피코 아이어가 머물렀던 수도원의 풍경은

마치 꿈속의 전원생활처럼 고즈넉하고 아름답다.



그가 왜 모든 것을 잃고도 의외로 이곳에서

편안함을 느꼈는지 알 것 같다.

너무나 평화로워 보이니까,,



그는 이 수도원의 고요함에서 평화를 느꼈다.

방 안에 홀로 있는 시간, 나는 곁에 있을 때보다

내가 아끼는 이들과 더 가까이 있음을 느낀다.



p.29

고요는 내가 그들을 사랑하는 이유를

가장 명민한 방식으로 일깨워준다.



이곳은 전화기도 텔레비전도 없는 곳.

그는 대화 대신 침묵을 함께 나눌 사람들이

생겼음을 이야기한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땐

기독교에 대한 글일 거라 짐작했지만

그는 하나의 종교에 정착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저 평화를 찾으려는 사람이었다.



그의 글을 보다보면

마치 잘 쓴 소설처럼 풍경이 머리 속에

물 흐르듯 그려졌다.



왜 그의 글이 아름답다고 극찬받는지 알게 되었다.



피코는 수도원에서 침묵과 고독을

친구삼아 단순하고 조용한 생활을 이어갔다.



세상 속이지만 마치 세상에서 벗어난 것 같은

곳에서 자신의 생활을 다시 만들어갔다.



그는 죽음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는데,

의외의 내용도 쓰여있었다.



p.192

공동체에서 누구보다 독실하고

지혜로운 빛 같던 수도사도 생의 끝이 가까워지자

갑자기 술에 의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세상과 떨어져

하나님께 평생을 바쳐온 삶을 살아온

수도사가 죽음 앞에서 갑자기 마음이 약해져

세상의 것에 의지하기 시작했다는 게 의아했다.



죽음은 모두에게 왠지 모를

두려움을 안겨주는 것.

수도사에게도 예외는 아닌가보다.


그가 수도원에서 얻은 것은 화재에서의 피난처일 뿐 아니라, 바삐 흘러가는 사회에서 벗어나 고요와 평화를 얻은 시간이자, 삶에 잠시 멈춤버튼을 누르고 그 본질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두고두고 읽으면 마음에 힘이 될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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