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다음 선거에는 너희들한테도 선거권이 있어." 대흥의 설명을, 어른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세계를 특히받아들이지 못하는 학생에게는 끄트머리에 그렇게 덧붙여 주기도 했는데 그러면 아이의 눈 안에서 뭔가가 반짝였다. 대흥은 그 반짝임 때문에 늘 희망을 얻었다. 뒤에 오는 이들은 언제나 더 똑똑해. 이 아이들이라면 우리보다 훨씬 나을 거야.
그러니까 그 바보 같은 교과서를 막길 잘했어.
가끔 수업을 하다가 교과서의 사진들에 눈이 머물 때가 있었다. 아는 얼굴들인 것만 같았다. 꿈속에서 몇 번이나 마주친 얼굴인 것만………. 누군가를 알아보기에는 사진도 꿈도 너무 희미했다. 그렇게 대흥의 눈이 갈색 얼굴들에 머무는 동안에도 목소리는 멈추지 않고 흘러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