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한 방울 - 이어령의 마지막 노트 2019~2022
이어령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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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눈물 한 방울>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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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기억을 되짚어 보면, ‘울지 마’라는 말을 꽤나 들었던 것 같다.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이유를 몰랐다가, 자라서는 눈물 흘리는 나약한 모습을 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꾹 참았다. 하지만 눈물을 도무지 참을 수 없는 일들이 있었다. 그것은 아주 개인적인 일이었고, 때로는 국가적 재난이기도 했다. 그때 울지 않는 사람들, 우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나는 그 이후로 눈물을 창피해하지 않았다. 잊고 살던 기억은 때때로 문장 하나를 통해 되살아나는 법이다.

-   누구에게나/ 남을 위해서 흘려줄/ 마지막 한 방울의 /눈물 (1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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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영면에 든 뒤에 세상에 나온 육필원고는 한 문장도 쉽게 눈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시 같다가도 에세이 같고, 그러면서 형식을 뛰어넘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쓴 글자들이 종이에 남긴 흔적이 마치 내게도 동시에 새겨지는 듯한 기분도 든다.

점점 가까워지는 죽음을 느끼면서도 뒤에 남아 살아갈 이들의 세상을 위해 생각한 것들. 육필원고가 있다는 것은 뒤늦게 밝혀졌는데, 그렇기 때문에 더욱 곱씹게 된다. 작가의 진솔한 마음을 적당히 느린 속도로 듣고 있는 것 같다.

-   죽을 때까지 갚을 수 없는 빚. 꿈은 죽은 뒤에도 남는다. (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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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위해 울 줄 알았던 사람의 말은 슬프지 않아도 눈물을 불러일으킬 때가 있다. 내게 이 책이 그러했다. 울어도 된다고, 나의 눈물은 더 넓은 곳에 가닿을 거라고.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김영사 #이어령 #눈물한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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