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실험실 - 요즘 애들의 생각과 사는 방식
중앙일보 밀실팀 지음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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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밀실팀, <밀레니얼 실험실>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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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지금의 젊은 층을 두고 ‘MZ세대’라고 부른다. 그 이전에 X세대 등으로 불리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으나 알파벳을 붙여 젊은 층을 규정하려는 시도다. MZ세대라는 표현도, 따지고보면 현재 30대 후반까지 포함되는 나이대를 가지고 있으나 어쩐지 20대 청년들에 국한돼 사용되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청년 세대를 규정짓는 단어는 MZ세대 이전에도 있었다. ‘밀레니얼’이 바로 그것이다.

<밀레니얼 실험실>은 바로 이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 밀레니얼 세대가 얘기한다. ‘어쩐지 당돌하고, 그래서 기성세대에 언제나 반기를 드는 이미지’를 가진 밀레니얼 세대는 정말 당돌하게 살아나가고 있는지, 생각의 이면으로 현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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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MZ세대건 밀레니얼이건, 어떤 세대를 그런 식으로 부른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현재 범람하듯 사용되고 있는 ‘MZ’라는 알파벳에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단 말인가? 그보다도 알파벳 두 자로 납작해져버린 그들 개개인의 삶은 보다 다채롭다.

<밀레니얼 실험실>은 청년사회에서 뜨겁게 다뤄지는 주제들에 대해 얘기한다. 모든 것을 넓게 다루기 때문에 주제마다 깊이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주제는 아니다. 군대 월급 문제부터 부동산, 비혼과 비연애, 동성혼까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어떤 담론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어렵지 않은 문체로 알 수 있다.

-“미투(me too)라는 노래를 들으며 (…) 조심하라고 낄낄대고 농담을 주고받는 걸 봤어요”라며, 여자가 있는 자리에서 그런 소재를 아무렇지 않게 유머로 소비하는 것도 젠더권력이며, 여자가 없는 자리에서는 더 심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탈연애를 고려하게 되었다고 했다. (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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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이 책에서 인정해야 할 것은 우리사회가 가진 논쟁이 ‘권리’에 관한 점이라는 부분이다. 여성,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존중해주는 것은 인정하되 그들이 그것을 마치 ‘무기처럼’ 사용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권리는 무기가 아니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것을 무기로 보는 시각은 어디서 발생했을까? 사회적 약자에게 보장되지 않았던 권리를 이제라도 보장해주자는 의견은 젊은 세대 안에서 활발히 튀어나오고, 그렇기 때문에 거센 논쟁의 한복판에 서게 된다. 어떤 논리가 이기고 지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사회란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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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현재의 인터뷰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유의미했다. 전문 작가가 아닌 기자들로 이루어진 팀이라는 점에서, 그들은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갔고 그곳에서 생생한 언어를 채집했다.

그와 함께 전문가 집단의 인터뷰, 통계 자료를 덧붙여 객관성을 더했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는 판형과 무게, 문체이지만 다 읽은 뒤 가볍게 자리를 뜰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사회 자체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입문용으로 추천하여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겠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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